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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의시인들

송찬호의 완두콩

작성자반경환|작성시간26.06.11|조회수23 목록 댓글 0

완두콩

송찬호

 

누군가 휘파람을 분다

완두콩을 먹는다고

이웃을 밀고하고 나서

 

완두콩이 무슨 잘못을 저질렀지?
비둘기와 다툰 죄

당나귀를 사랑한 죄

눈 먼 씨앗들을 데리고 40일간 황야를 떠돈 죄

그게 아니라면, 완두콩을 싫어하는 아이의 식탁에 올린 죄?

 

완두콩은 뇌가 작아 거대 세상을 상상하지 못하고

생애 주기도 짧지만

꿀벌보다 행복하다

아무튼 밀고가 있고 나서

완두콩과 이웃은 주위에서 사라져 버렸다

 

누군가 하품을 한다

살인과 강도가 사라져서

불신이 사라져서

새로운 계절풍이 밀려 온다

메뚜기떼가 하늘을 뒤덮는다

, 사랑과 연애, 자동차, 성당 건물을 삽시간에 갉아 먹어 치운다

 

멀리 국경 초소에서 이따금

유랑하는 완두콩이 관측되기도 한다

그 곁에는

항상 이웃이 있으니

그들의 기도가 사막을 건너 온다

 

푸른 완두콩

푸른 아버지

아니 푸른 하느님

날마다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이 되시니...

--애지 여름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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