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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의시인들

살바도르 달리의 해 외 1편 이 자 인

작성자애지사랑|작성시간15.05.08|조회수26 목록 댓글 0

살바도르 달리의 해 외 1편
이 자 인

그림자가 세 번 기침을 했다,고 거울에 기록한다 그가 벗어 놓은 얼굴에 깊숙이 꽂히는 햇빛,도 자결했다고 첨부한다 바닥에 흥건히 고인 붉은 말들도 그를 따라 갔다고 분열되는 거울, 필사적으로 달리는 덤프트럭 위에서 그림자는 한 번 더 흔들렸다고 쓴다 하루의 방문은 늘 기습적이었다, 그러므로 그림자를 움직이기 위해 지상에 햇살을 빈틈없이 꽂았다

어둠 속에서 엘리베이터 붉은 버튼을 누르며 생각했다 어쩌면 일생은 기상일기예보가 주는 기분의 난기류를 타고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다, 거울 속에 거주하며 안이었다가 밖이었다가, 심연의 서랍 속을 오르내리며 출렁이는 무의식의 층위를 뒤집어 보다 미로 속에서 죽어가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문이 열리자 그림자가 흘러나왔다

요일이 사라진 거울 속 그림자들이 튀어나와 눈 먼 도시를 부유하고 있다 죽은 나뭇가지에 걸린 태아의 잠 속으로 시간이 녹아내리고 물컹이는 검은 물속에서 몇겹의 얼굴을 삼켜버린 해바라기가 꽃병에 꽂혀 있다 열세 번째 불임을 건너는 자궁이 흘러내리는 시간을 덮고 착란의 지평선 너머 날고 있다 한쪽 방향에서 멈춘 첨탑 시계초침에 살바도르 달리의 해가 걸려 있다

잿빛 구멍 속에서 그림자가 물속에 비친 시계태엽을 돌리고 있다 거울 속은 깊고 견고하다,고 다시 쓴다


붉은 술잔 속의 늑대

온. 몸. 이. 스 .멀. 거. 려
빈혈로 흘러내리는 달빛에 갇혀 늑대의 푸른 눈이 달을 집어삼키네
신열에 들뜬 발목이 건반 위로 튀어올라 자정의 낡은 목조 계단을 딛을 때
낮은 풍금소리는 제 무게에 겨워 어둠을 불러내고 있어

혈관 속 검은 피들이 우우, 일어서는 밤 주문을 중얼거리는 숲소리 들어 봐
두 개의 태양이 뜨는 마을을 지나 붉은 술잔 속에 달이 팽창하고 있어
주술에 걸린 늑대의 푸른 등을 타고 너에게로 질주해

너는 길 없는 허공, 없는 길 속에서 길을 잃어도 좋아
검은 숲속으로 등불들이 휘어지고 있네

붉은 꽃으로 피어오르는 너, 내입은
성스러운 기도문처럼 활짝 열렸어 사랑스런 너의 젖은 발들이
내 몸속을 통과해 내 살 속에 겹겹이 드러눕는 달의 숨결을 느껴
세상의 모든 허공이 내 몸이야

온몸을 흔드는 북소리 붉은 시간들이 터지는 밤이야
달을 덥석 베어 물었어,

월식이야

이자인   시산맥으로 등단 ─서울예술대학교 문창과 졸업 ─동국대 문예대학원 석사과정중 ─제9회 최치원신인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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