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타고 외 1편
강송숙
우리는 수업을 시작하고 그들은 휴식이 끝났다 수타사 생태숲 벤치에 앉아 시는 무엇인가 자못 진지한 숙제를 놓고 고민하는 동안 그들은 제초작업을 시작했다 한사람 두 사람 급기야 세 사람이 동시에 제초기에 시동을 걸었다
내게 시란 무엇인가
풀이 흩어진다
꽃이 공중으로 튀어오른다
내게 시는 무엇인가
웃자란 잔디거나
성질 급한 꽃송이거나
소란 속에 울컥 터져 나오려던
내 속엣말이거나
그 모든 잘린 것들이
윙윙거리며 날아오른다
봄바람 타고 날아오른다
여러 겹의 방
하루걸러 한 번씩 다섯 번은 오시라는
한의사 처방에 이 좋은 가을날 누워
침이나 맞아야하나 싶었지만 오래전부터
삐걱대는 몸을 영 모른 체 할 수 없더라
한번은 사흘째 되는 날 갔다가
다음엔 일주일 만에 갔다가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날에는
일도 약속도 미루고 딱딱한 침상에 누워서
빗소리를 듣는다
멀리서 오는 소리를 듣는다
급하게 왔다가 느닷없이 돌아가는
소리를 듣는다
눈을 감고 듣는다
온몸으로 듣는다
너는 소리로 왔다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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