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열음
김묘재
쭉쭉 뻗은 저 목소리, 무슨 파인가요?
칠성파는 구속되고 막가파는 흩어지고 재개발에 밀린 석창파는 위기랍니다. 중국산 대파가 들어오면 조선파는 어찌 될지 모르는데 탕수육 앞에서도 나뉘는 민심 찍먹파는 도끼를 내려놓으시죠. 야릇한 깻잎 논쟁, 당신의 목청은 어느 쪽인가요?
좌파와 우파
끝은 갈라진 손톱
할퀴는 것은 극과 극의 방식
집안싸움에 쪽파가 고개를 들지 못해도
도레미파 라도파 파파파
둥근 파열음에 부푸는 허파
그 자리에서
반음씩만 올라가 봅시다.
상하좌우 갈라져도
고음, 다음, 다음, 화음
뭉개지지 않는 당신의 처음
부딪혀야 맛깔스러운 불협화음
텅빈 목울대를 흔드는 파파파, 팡파르
쉿!
파꽃이 터지고 있어요.
모두를 품고 사방팔방 날아갑니다.
---애지 2025년 봄호에서
안세영 선수는 2024년 파리올림픽 우승 이후, 이제는 명실공히 천하무적의 ‘셔틀콕의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다고 할 수가 있다. 2025년 말레시아 오픈, 인도 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를 차례로 제패했고, 2023년에 이어 2025년, 세계 최고의 ‘전영오픈 배드민턴 대회’마저도 제패를 했다. 안세영 선수의 기량은 모든 세계적인 선수들을 압도하고 있고, ‘셔틀콕의 여왕’으로서의 그의 지위는 당분간 어느 누구도 넘볼 수가 없을 것이다.
전인류의 스승이란 안세영 선수처럼 천하무적의 지식인이며, 그의 지혜와 용기로 민심과 국력을 결집시키고 세계를 제패해나갈 때 그 국가와 국민은 가장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전인류의 스승이란 천하가 다 내것임으로 단 한 푼의 사유재산도 소유하지 않는 인간이며, 그 고귀하고 거룩한 정신으로 영원불멸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전인류의 스승의 근본 미덕이지만, 그러나 최고의 미덕은 자기 자신의 한계를 밝히고 자기 자신을 주춧돌로 놓을 줄 아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전인류의 스승이란 보수와 진보, 또는 좌파와 우파를 통합하고 그 어떤 파벌---칠성파, 막가파, 석창파, 중국대파, 조선파---도 용납하지 않으며, 오직 단 하나의 목표----영원한 제국----를 위하여 그 모든 생산적인 토론과 논쟁들을 다 주재하게 된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은 중간 단계의 인사의 수법이고,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고 그 어떤 타인의 권위도 묵살하는 자는 우리 한국인들처럼 최하천민의 수법이고, 최고급의 지혜와 전인류의 스승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자기 자신의 한계를 밝히고 새로운 미래의 영웅들의 자리를 마련해줄 줄 아는 자는 그 사회적 지위가 인신人神의 지위에 오른 사람이라고 할 수가 있다.
김묘재 시인의 [파, 열음]은 한국 파벌에 대한 고찰이며, 최고급의 풍자와 해학의 시라고 할 수가 있다. “쭉쭉 뻗은 저 목소리, 무슨 파인가요?”라는 놀라움으로부터 전개되는 그의 고찰은 대단히 날카롭고 예리한 성찰의 결과를 낳게 된다. “칠성파는 구속되고 막가파는 흩어지고 재개발에 밀린 석창파는 위기”이고, “중국산 대파가 들어오면 조선파는 어찌 될지 모르는데 탕수육 앞에서도” 민심이 갈라진다. “찍먹파는 도끼를 내려”놓아야 하고, “야릇한 깻잎 논쟁”은, “당신의 목청”마저도 끌어들인다.
현대 사회의 조폭들은 대부분이 이권을 두고 결성된 불량배들이고, 이권이 있는 곳에는 이 조폭들이 우후죽순처럼 자라나 수많은 시민들을 괴롭힌다. 칠성파와 막가파는 최하천민의 조폭들이고, 석창파와 중국대파와 조선파는 경제적인 이권에 혈안이 되어 있는 장사치들이고, 찍먹파와 깻잎논쟁파는 아주 자그만 하고 사소한 일에도 두 눈을 부릅뜨고 싸우는 어중이 떠중이들을 말한다. 또한, 이 최하천민의 조폭들과 경제적 이익에 눈먼 장사치들과 이 세상의 어중이 떠중이들은 좌우의 개념도 모르면서 “좌파와 우파/ 끝은 갈라진 손톱/ 할퀴는 것은 극과 극의 방식”이라는 시구에서처럼 언제, 어느 때나 사생결단식으로 싸운다.
한국사회는 파벌사회이며 골육상쟁의 사회이고, 세계 일등국민인 일본인들의 똥구멍조차도 핥아줄 자격이 없다. 남과 북,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로 쫙 갈라져 이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분단국가이면서도 보수주의자는 세계시민주의자가 되고, 진보주의자는 민족주의자가 된다. 미군과 예수를 믿으면 보수주의자가 되고, 미군 철수를 주장하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면 진보주의자가 된다. 요컨대 보수는 전통과 역사를 강조하는 민족주의자라는 것과 자유와 세계시민주의를 강조하면 진보주의자가 된다는 것을 도대체 알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한국인들은 일본 식민지배를 받고 일본 근대화의 최고의 수혜자이면서도 도대체 일등국가와 일등국민의 나라에 대해서는 조금도 알지 못하고, 일본의 고귀하고 위대한 점은 조금도 배울 생각이 없다. 천년, 만년 “집안싸움에 쪽파가 고개를 들지 못해도” “도레미파 라도파 파파파/ 둥근 파열음에 부푸는 허파”를 믿고 대한민국의 역사상 최초로 일제 식민시대의 위안부와 강제징용의 합의를 깨고 일본과의 외교전쟁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는 너무나도 처절하게 KO패를 당하고 말았던 것이다. 전쟁에서의 승리는 전쟁의 장본인을 성화시키고, 전쟁에서의 패배는 전쟁의 장본인을 처형하는 것이지만, 우리 한국인들은 어느 누구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았다.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 발전의 주조음은 김묘재 시인의 [파,열음]이고, 이 파열음은 사색당쟁의 파벌과 골육상쟁의 피비린내로 이어진다. “상하좌우 갈라져”서도 싸우고, “고음, 다음, 다음, 화음/ 뭉개지지 않는 당신의 처음”도 뭉개지고, “부딪혀야 맛깔스러운 불협화음”으로 “텅빈 목울대를 흔드는” “팡파르”를 울린다.
서울대학교도 뇌물밥과 표절밥과 부패밥을 좋아하고, 우리 정치인들과 우리 경제인들도 뇌물밥과 표절밥과 부패밥을 좋아하고, 우리 문화인들과 우리 한국인들도 뇌물밥과 표절밥과 부패밥을 좋아한다. 일본의 아베 수상이 “뇌물이 국가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참으로 어리석은 국가”라는 말에도 너무나도 즐겁고 기쁜 나머지, 삼천리 금수강산에 칠성파, 막가파, 석창파, 중국대파, 조선파, 쪽파 등을 심고, 해마다 일년내내 세계적인 “파꽃 축제”를 연출해낸다.
파, 파, 파, 도레미파의 [파,열음]이 부정부패의 극치로 울려퍼진다.
참, 장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위대한 불량국가 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