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천*느릅나무
권혁재
삼백 년 제자리서 건재 약 좌판 펴고
몸이든 마음이든 붓기를 달래주며
만병을 쥐어흔드는
화타로 늙어 있더군
*화타:중국의 명의
--권혁재 시집{투명 물고기}에서
풀과 나무와 모든 동식물들은 생물학적, 또는 화학적으로 혈연공동체이며, 이 혈연공동체는 그가 살아온 역사에 따라서 너무나도 분명하고 엄격한 서열관계를 갖게 된다. 만물의 권리는 다같이 평등하지만, 그러나 그 권리는 그의 사회적 역할과 지위에 따라 전혀 다르게 행사된다.
권혁재 시인의 [면천 느릅나무]는 면천군민의 아버지이자 스승이며, 최후의 심판관이라고 할 수가 있다. [면천 느릅나무]는 “삼백 년 제자리서 건재 약 좌판 펴고/몸이든 마음이든 붓기를 달래주며/ 만병을 쥐어흔드는” 천하제일의 명의라고 할 수가 있다.
참다운 앎(지혜)을 깨우치면 진정한 스승이 되고, 진정한 스승이 되면 너무나도 젊고 싱싱하게 오래오래 산다. 그의 앎은 온갖 고통과 질병과 만고풍상을 다 물리치는 명약이 되고, 그 앎의 열매는 모든 만물들을 다 먹여 살린다.
당신도, 당신도, 언제, 어느 때나 늘 젊고 푸른 [면천 느릅나무]가 되어보면 알 것이다. 그 넓고 큰 옷자락에 만물이 다 찾아와 둥지를 틀고 살며, 사시사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단군, 세종대왕, 광개토대왕, 셰익스피어, 괴테, 공자, 맹자 등----. 권혁재 시인의 [면천 느릅나무]는 우리 인간들의 아버지이자 스승이고 최후의 심판관이라고 할 수가 있다.
시대와 역사와 문화와 인종과 종교를 초월한 [면천 느릅나무]----. 그 아름답고 장중한 삶의 지혜에서 우리 인간들의 행복이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