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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환의명시감상

유종인의 숭늉

작성자애지사랑|작성시간26.06.23|조회수17 목록 댓글 0

숭늉

유종인

 

오랜만에 해가 놓친 달의 말씀 건너왔네

 

뭉근한 돌의 눈빛

 

슴슴한 고요의 혀

 

한 대접 불의 물맛을 어룽지듯 쑤어 먹듯

--유종인 시조집 {니르바나 바게트}에서

 

숭늉이란 밥을 푸고 솥에 눌어붙은 누룽지를 끓인 것이고, 이 숭늉의 효능은 다량의 탄수화물은 물론, 우리들의 소화를 촉진시켜 준다고 한다. 따라서 숭늉은 항산화 작용과 신경 안정, 그리고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유종인 시인의 [숭늉]해가 놓친 달의 말씀이고, “뭉근한 돌의 눈빛이다. 또한 [숭늉]슴슴한 고요의 혀이고, “한 대접 불의 물맛이다. 해는 쌀밥을 뜻하고, 달의 말씀은 누룽지를 뜻한다. 뭉근한 돌의 눈빛은 누룽지의 눈빛을 뜻하고, 슴슴한 고요의 혀는 한가로운 시인이 숭늉을 음미하는 것을 뜻하고, “한 대접 불의 물맛은 일종의 상상력의 높이뛰기로 숭늉불의 물맛이라는 것을 뜻한다.

상상력은 불가능을 가능케 하고, 그 시적 기법이 이처럼 불의 물맛이라는 수사학적 은유로 나타난 것이다.

불의 물맛’----, 불과 물의 상극 관계를 하나로 합일시킨 시적 은유, 이것이 유종인 시인의 천재적인 언어사용 능력이기도 한 것이다.

 

하나의 말에 하나의 사물이 대응한다는 일물일어설一物一語說은 그 옛날의 진리에 불과하고, 이제는 하나의 말에 수많은 사물들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가 있다. 아버지는 전지전능한 신이 될 수도 있고, 하늘의 태양이 될 수도 있다. 아버지는 사자가 될 수도 있고, 바다의 제왕인 고래가 될 수도 있다. 이처럼 한 사람의 아버지를 다양한 말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수사학적 은유이며, 이 은유적 효과에 의하여 우리는 말들의 풍요로움과 함께 진리를 드러내며, 다종다양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엮어나갈 수가 있다.

시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가장 짧은 노래이고 이야기이며, 이 시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힘은 은유라고 할 수가 있다. 은유는 그를 천의 얼굴을 가진 인물로 변모시키고 부재하는 진리를 드러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 전지전능한 신들마저도 속이고 기만하는 대 사기꾼들의 말장난(흉기)일 수도 있다.

시인과 대 사기꾼은 하늘도 감동시킬 수 있는 거짓말쟁이이며, 선과 악의 두 얼굴을 지닌 야누스일 수도 있다.

은유 중의 은유인 유종인 시인의 [숭늉]----. 참으로 구수하고 그 풍미가 우리 한국인들의 입맛을 자극시킨다.

유종인 시인의 [숭늉]은 말의 아름다움이고, 우리 인간들의 삶의 욕망과 그 기쁨을 자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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