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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환의명시감상

김병수의 스님

작성자반경환|작성시간20.12.03|조회수59 목록 댓글 0

스님

김병수

 

정월 찬바람

새벽 여명을 봅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 너머 산사를 봅니다

고드름 둘러친

서릿발 문고리 선방을 봅니다

낡은 문풍지 틈새

얼어붙은 화두를 봅니다

촛불 다함에

녹아내릴 번뇌를 봅니다

머잖아 장삼 터는

문지방 미소를 봅니다

벌써 불어오는

그날 봄바람을 봅니다

----김병수 시집 {똥밭길 먼 새벽을 걷는다}에서

 

이 세상에는 두 방향의 수행자가 있는 데, 재가수행자在家修行者와 출가수행자出家修行者가 그들이라고 할 수가 있다. 재가수행자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집에서 공부를 하는 자를 말하고, 출가수행자는 집을 떠나서 사찰에서 공부를 하는 자를 말한다. 공부를 한다는 것은 새로운 진리를 통하여 사상과 이론을 정립한다는 것을 말하고, 이 사상과 이론을 통하여 전체 인류를 구원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마음과 욕망을 다 비우고, 이‘공의 철학’으로 고통, 즉, 번뇌없는 극락의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 [스님]의 목표라면, 재가수행자로서의 우리 학자들은‘지혜사랑’, 즉, ‘낙천주의 사상’으로 모두가 다같이 잘 살고 행복한 지상낙원으로 인도하는 것이 그 목표라고 할 수가 있다.

자기 자신을 구원하고 전체 인류를 구원한다는 목표가 없으면 사상과 이론을 정립할 수가 없고,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지 않으면 공부를 할 수가 없다. 사적인 욕망이나 탐욕은 자기 자신과 타인들을 죽이고, 스님이나 학자, 즉, 가짜 수행자의 탈을 쓴 자는 이 세상을 중세의 암흑기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정월 찬바람/ 새벽 여명을”보고,“아무도 밟지 않은/ 눈밭 너머 산사를”본다. “고드름 둘러친/ 서릿발 문고리 선방을”보고,“낡은 문풍지 틈새/ 얼어붙은 화두를”본다.“촛불 다함에/ 녹아내릴 번뇌를”보고,“머잖아 장삼 터는/ 문지방 미소를”본다. 눈은 마음의 창이자 우주의 창이고, 모든 깨달음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가 있다. 눈은‘본다’라는 동사의 주체이고, 이‘봄’에 의하여 모든 번뇌가 다 녹아내리고, 이 세상의 인간들을 인도하는‘봄바람’이 불어온다.

김병수 시인의 [스님]의 핵심 주제는‘화두話頭’이며, 어떻게 하면 이‘얼어붙은 화두’를 녹여버릴 수 있을까가 그 방법적인 성찰일 것이다. 모든 화두가 불교수행자가 깨달음을 얻기 위한 것이라면 도대체 스님의 화두란 무엇이란 말인가? 마음이 아프고 몸이 병든 자를 일으켜 세워주고, 가난하고 헐벗은 자들에게 따뜻한 옷과 양식을 가져다가 주고, 서로서로 질투하고 시기하며 다투는 자들을 불러모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극락으로 인도하는 것이 정월 산사 스님의 화두일 것이다. 바라봄은 방법적 성찰의 구체적인 실천이고, 방법적 성찰은 얼어붙은 화두를 녹이고, 이 기적에 의하여 마침내, 드디어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나는 바라본다. 세계는 내가 바라보는 대로 봄바람이 불어온다.

 

나는 김병수 시인의 [스님]을 읽으면서 낙천주의자로서 나의 철학적 화두를 던져본다.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남북통일을 이룩하고, 일등국가의 일등국민이 되는 것은 우리 한국인들의 영원한 꿈이라고 할 수가 있다. 전인류를 감동시키고, 하늘마저도 감동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철학을 공부하고, 또, 공부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봄바람은 영원히 불어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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