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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詩

사랑에 부쳐 - 김나영

작성자능소화|작성시간26.06.19|조회수3 목록 댓글 0

사랑에 부쳐 - 김나영 산도둑 같은 사내와 한 번 타오르지 못하고 손가락이 긴 사내와 한 번 뒤섞이지도 못하고 물불가리는 나이에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모르는 척 나를 눈감아줬으면 싶던 계절이 맡겨놓은 돈 찾으러 오듯이 꼬박꼬박 찾아와 머리에 푸른 물만 잔뜩 들었습니다 이리 갸웃 저리 갸웃 머리만 쓰고 살다가 마음을 놓치고 사랑을 놓치고 나이를 놓치고 내 꾀에 내가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암만 생각해도 이번 생은 패(覇)를 잘못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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