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묵상하는 시와 기도 모음> 정연복의 ‘길 위의 행복’ 외
+ 길 위의 행복
인생은
길(道)
하루
또 하루
세상의
길을 걷는 것.
철 따라
꽃 피고 지는 길을
언제 어디에서든
걸을 수 있는 게
이 세상
최고의 행복이다.
+ 사랑과 행복
사랑은
행복의 씨앗
사랑이 있는
가슴에는
행복이 꽃피지
않을 수 없다.
그대
행복을 바라는가
작은 사랑의
씨앗 한 톨
마음밭에
지금 심어라.
+ 작은 행복의 노래
동전처럼 작은 앉은뱅이
노란 민들레 한 송이 옆에
아가 손톱같이 작은
파릇파릇 세 잎 클로버 가족.
찜통더위와 장마 속에서도
지금 목숨꽃 피어 있는 게
더없는 은총이요 행복이라고
온몸으로 노래하는 작은 것들.
+ 행복
살아 있으니까
참 좋다.
늘 머리 위에는
높푸른 하늘이 있고
발 아래에는
끝없이 넓은 땅.
가슴은 쉴 새 없이
힘있게 뛰고 있고
마음은 구름같이
시시각각 흘러간다.
두 눈 가득
다채로운 세상 풍경들
눈감으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이 꽃 핀다.
희망의 아침이 있고
고요한 안식의 밤이 있어
때로 찾아오는 슬픔의
그림자도 괜찮다.
나는 살아있는 게
참 행복하다.
+ 행복
세상에서 빛나던 모든 것
아낌없이 내려놓았더니
참 이상합니다
좋은 일이 많이 생겼습니다
가진 게 없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고
내 가슴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기쁨의 옹달샘 되었습니다.
꼭 무엇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욕심과 교만 깨끗이 지우고
채송화같이 민들레같이
영혼의 키를 바싹 낮추고서
그냥 그분이 주시는 힘으로
살아가면 그뿐이라고 생각하니
세상살이 근심 걱정 없고
경쟁도 아등바등할 필요도 없이
하루하루가 하늘에 구름 흐르듯
자유롭고 행복합니다.
철 따라 자연스레
피고 지는 들꽃같이
하늘 우러러 몇 백년
그윽이 살다가는 나무같이
나도 세상의 한 모퉁이
한 송이 꽃이 되고 나무가 되어갑니다.
+ 행복
세상의 모든 금은보화가
내 것이라고 하여도
이렇게 행복할 순 없으리.
새근새근 나비잠 자는
외손녀를 가슴에 품고 있는
바로 지금 이 순간.
저 옛날 예수님 말씀처럼
온 천하보다도 더 소중한
내 품속 작은 생명 하나.
+ 행복
실바람에도 춤추는
가느다란 줄기
맨 꼭대기 풀꽃에
무당벌레가 앉아 있다.
아슬아슬
금방이라도
굴러떨어질 듯
말 듯.
+ 행복
저 높은 곳
하늘에 살고 있는 구름
흘러 흘러서
제 갈 길 간다.
꽃 피고 지고 또다시 피는
땅에 발붙여 있는 나
하루하루 여행하듯
나그네 인생길 간다.
구름은 얼마나 행복한지
나는 또 얼마나 행복한지
바람같이 흐르는 시간 속에
흘러 흘러서 가는 생이라니!
+ 행복으로 가는 길
과식해서
배가 아픈 것보다는
조금 덜 먹어
뱃속이 편한 게 낫다.
너무 부자여서
남의 이목을 끌기보다는
좀 가난해도
맘 편히 사는 게 좋다.
뭐든 정도가 지나치면
화를 초래한다
소박함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 행복은 비움
네 잎 클로버는
행운
세 잎 클로버는
행복.
행복은
다섯 잎이 아니라
넷에서 하나를
덜어냄.
더 많이
채움이 아니라
욕심 없는
비움이라는 것.
+ 행복의 계시
세 잎 클로버와 민들레 홀씨
둘이 한목소리로
들려주는 계시를 듣는다.
지금 네가 있는 자리가
아무리 맘에 들어도
얽매이고 집착하지 말 것.
하늘에 구름 흐르듯
인생의 참된 행복은
떠남과 흐름 속에 있는 것
+ 행복의 발견
아직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것을
애써 쟁취하고
만들어내는 게 아니다.
늘 가까이에서
손짓하고 있는데도
잊고 간과하는 걸
소스라치게 발견하는 거다.
눈길만 주면
곳곳에 널려 있는
수많은
세 잎 클로버같이.
내 안팎으로 존재하는
작고 소중한 것들에
문득 눈뜨고 기뻐함이
삶의 참된 행복이다.
+ 행복의 비밀
이런저런 행복의 조건을
염두에 두지 말 것
행복해지려고 아등바등
애쓰지 말 것.
따스한 햇살도 받고
비바람 찬이슬도 맞으며
또 피고 지는 것이 꽃의
삶이요 행복임을 기억할 것.
지상에서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온갖 희로애락
고맙고 감사히 생각하고
늘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것.
+ 행복의 열쇠
굳게 닫힌 자물쇠를 여는
열쇠가 있듯이
행복의 문이 스르르
열리게 하는 열쇠가 있다.
늘 자신을
텅 비워놓음으로
바람과 새와 산이 사뿐
깃드는 허공을 보라.
아무것도
가진 게 없음으로
오히려 더 충만하고
그지없이 행복한 모습.
+ 행복 정거장
길을 걷다가 마주치는
들꽃 한 송이
잠시 멈춰서야 할
정거장이다.
눈에 띄는
표지판은 없지만
가슴으로는
딱 느껴지는.
세상살이 분주한 발걸음
잠깐 멈추고서
생명의 기쁨과 삶의 행복에
문득 젖어 드는.
+ 행복한 마음
제 무게를 견디지 못해
자꾸만 가라앉으면
그게 무슨 풍선이겠어요?
욕심의 무게에 짓눌려
자유와 평안을 잃어버리면
그게 무슨 마음이겠어요?
하늘로 두둥실 떠오르는 풍선같이
욕심 없이 가벼운 마음이라야
정말 행복한 마음이죠.
+ 행복한 사람
비록 몸에는 좋은 옷을
걸치지 못하였지만
보이지 않는 마음이
깨끗하고 단정한 사람.
값진 음식을
사 먹을 형편은 못되지만
새날 새 아침마다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먹는 사람.
남들에게 자랑할 것
하나 없지만
내면이 늘 평안하고
깊은 영혼을 가진 사람.
겉모습은
소박하기 그지없는데도
어쩐지 들꽃의 향기
비슷한 게 느껴지는 사람.
+ 행복한 삶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애쓸 것 하나 없다
그냥 자기답게만
살다가 죽으면 되는 거다.
세상의 꽃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보라
자신의 모양과 빛깔로
욕심 없이 피었다가 진다.
그러니 자연스레 아름답고
행복할 수밖에 없다
위대한 꽃이 되려 하지 않고
자기다움으로 족하니까.
+ 행복한 풀꽃의 노래
끝없이 너른 세상
너른 들판에서
나 작아도 너무 작아서
남들이 몰라보지만.
큰 꽃들이 누리는
하늘과 땅의 온갖 은총
나 하나도 빠짐없이
다 누리고 사네.
햇살과 바람과 비와 달빛
맑은 이슬 흠뻑 맞아
나만의 예쁜 꽃 피우며
행복하게 살아가네.
<기도시>
+ 세 잎 클로버의 기도
네잎클로버보다
잎이 하나 모자란다고
속상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게 하소서.
눈길 닿는 곳 여기저기
지천으로 널려 있다고
나 자신을 쓸모없고
하찮게 여기지 않게 하소서.
네잎클로버는 극소수 사람들에게
요행수의 행운을 가져다주지만
나는 이 세상 모든 이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데 긍지를 갖게 하소서.
+ 참된 행복을 생각하는 기도
돈이 많다고 행복한 게 아닙니다
좋은 집에 산다고 행복한 게 아닙니다
가난해도 여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작은 집에 살아도 웃음이 넘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부자라도 불행한 사람이 있습니다
가난해도 행복한 사람이 있습니다
건강해도 불평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몸이 아파도 감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높은 자리에 앉아서도 불안에 떠는 사람이 있습니다
낮은 자리에 앉아서도 마음이 편안한 사람이 있습니다
쓸데없는 욕심 부리지 않고
자족할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마음이라야
행복의 꽃이 피어납니다.
오, 주님!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안달을 떨고 경쟁하는 이 세상
돈독이 잔뜩 오른 비뚤어진 세상 풍조에
휩쓸리지 않게 하소서
깨끗하고 소박한 마음 밭에서
행복의 나무 한 그루 자라게 하소서.
+ 행복의 기도
세상에 저를
원치 않는 사람들은 없어요
모두 제가
인생의 목표라고도 말해요
그만큼 사람들은
제게 관심이 많은 거죠.
그런데 주님!
저의 참모습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은 매우 드물어
저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면서도
오해하기 일쑤라니까요
이럴 때마다 저는
슬프고 가슴이 답답해요.
주님!
돈이나 지위나 명예
학벌이나 좋은 직장 따위
이런 것들로 아무리 채워보아도
저는 결코 생겨나지 않아요.
오히려 믿음과 소망과 사랑
착함과 베풂과 감사와 이해
진실하고 맑고 겸손한 마음
욕심부리지 않는 소박한 생활
바로 이런 것들이
저를 태어나게 하는 거예요.
오, 주님!
저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실은 저를 등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간단한 비결을 가르쳐 주세요
참모습의 내가
사람들 맘속에 태어나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