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걸레를 묵상하는 시와 기도 모음> 정연복의 ‘걸레의 노래’ 외

작성자낭만시인 정연복|작성시간26.06.11|조회수8 목록 댓글 1

<걸레를 묵상하는 시와 기도 모음정연복의 걸레의 노래’ 

 

+ 걸레의 노래

내가 더러워짐으로
네가 깨끗해진다면

나 기꺼이
더러워지리.

내가 낡아짐으로
네가 새로워진다면

나 주저 없이
낡아지리.

너의 행복이
나의 바람인 것을

널 위해서라면
난 뭐가 되어도 좋으리.

 

 

+ 걸레의 노래

 

내 작은 몸으로

남의 더러움을 씻을지언정


나의 불결한 것을

남에게 옮기지는 않으리.

 

남들이 보기에

겉으로는 더러울지언정

 

안으로 안으로는

깨끗한 영혼을 지켜가리.

 

이 목숨

그리 길지 못하겠지만

 

살아 있는 동안엔

내 할 일 즐거이 하리.

 

 

<기도시>

 

+ 걸레의 기도

저는 세상의 온갖 더러움
씻어주는 일을 해요

제가 더러워지는 만큼
세상은 더 맑고 깨끗해져요

생각해 보면
참 숭고한 일 아니겠어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저의 존재를 하찮게 여겨요

자기네가 더럽힌 세상 닦아주는 걸
고마워하지도 않아요

저를 마음대로 써먹다가
어느 순간 갈기갈기 찢어버려요.

하지만 주님!

저는 개의치 않겠어요
제 할 일 다하다 가겠어요

주님이 온 세상 죄를 뒤집어쓰고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듯이

저도 온몸으로 세상 더러움 닦다가
때가 되면 죽을 거예요.

 

 

+ 걸레의 기도

 

주님!

당신께선 저를

참 신비한 존재로 지으셨어요

제가 더러워지는 만큼

세상의 때가 씻어지니 말입니다.

 

세상 죄를 짊어지고 가는

어린양 예수같이

저는 태어나 죽을 때까지

세상의 더러움을 온몸으로 품어요.

 

오, 주님!

하지만 당신께선

알고 계실 줄 믿어요

내 몸이 겉으로 더럽혀지고

너덜너덜해지는 그만큼

나의 보이지 않는 영혼은

날로 더 깊고 순수해지고 있음을.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우정 | 작성시간 26.06.11 좋은글 감사합니다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