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세미나리오 수업 시간이기에 각자의 고민이나 바램을 들어보고자 두 분 샘이 저희에게 물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문제나 또는 바라는 점이 있으면 얘기를 해보세요.'
저를 비롯해 남자들의 요구사항은 대부분 히로에서 중심 잡는 문제나 리드를 하는 어려움 등을 많이 얘기한 거 같습니다.
그런데, 여성분들이 요구하는 거에 두 분 샘을 당황스럽게 하면서, 듣고 있던 저한테도 뭔가 고민을 하게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저는 쫀쫀하게 아름답게 탱고를 추고 싶어요.'
아름답고 싶다는 거야 모든 여성의 공통 형용사라 이해할 수 있지만, 과연 '쫀쫀함'이란 무얼 말하는 것일까요?
제가 보기에 그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어 가장 답답하신 분은 헝얏샘이셨을 거고,
그만큼 헝얏샘을 이해시킬 수 있는 표현이 쉽지 않아 당황스러신 분은 화이샘이셨을 거 같았습니다.
헝얏샘은 그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 뭔가 이해할 수 있는 단어를 듣고 싶은 마음에 그 특유의 제스쳐-팔로 턱을 괴듯이 궁금해 하는 듯한-를 보이시면서 연신,
'쫀쫀함? 그게 영어로 뭐예요?'
이런 저런 설명에도 제대로 이해가 안되셨는지,
'그건 중국어로 어떤 단어가 있나요?'
라고 하면서 이해하시려고 무던히 노력하셨습니다.
사실 헝얏샘이야 이해가 안되시는 부분이 단어만의 문제겠지만, 전 한국말로 들었는데도 전혀 이해가 안됐습니다.
(물론 저야 그 단어가 면발이 쫄깃하다던지, 어떤 식감이 쫀쫀하다 등으로 이해를 해도, 탱고를 쫀쫀하게?
말이나 그 내용이 전혀 이해가 안됐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일은 그 얘기를 들으신 화이샘이,
'그건 ......같은 거예요.'라면서 여성분들이 다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주셨다는 겁니다.
(이런 저런 설명을 해 주셨는데, 전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그래서 놀라운 사실은 '쫀쫀함'이라는 말을 물어보는 여성분이나 그걸 바로 파악을 해서 설명해 주시는 화이샘처럼 여성들에겐
그 말이 서로 이상하지 않게 이해될 수 있는 그들만의 독특한 공감 능력이 따로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당연한 거겠지만, 역시 제게는 알 수 없는 여성들만의 미지의 언어 세계가 따로 있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닳았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구동성으로 여성분들이 '탱고를 아름답게 탱고를 추고 싶다는 바램을 듣고,
'정말 탱고는 여성을 아름답게 보이게 해야하는 춤이구나'
라는 걸 되새기게 했습니다.
그렇게, 당황반, 놀라움 반으로 시작한 탱고 수업은 두 분 샘의 열정적인 지도 덕분에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도 모르게 흘러갔습니다.
이제 남은 건 화이샘이 내주신 숙제를 즐겁게 쁘락에서 연습해서 담 주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거네요.
'근데 진짜 쫀쫀하게는 영어로 뭐라고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