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고맙습니다
신비로운
우주의 6월은 꽃잔치를
막 끝내고 신록으로 눈이 선하도록 가슴 가득 싱그러움을 심어 줍니다
ㅡ가족ㅡ
소방의
시작은 봄과 여름입니다
꽃피고 더운 계절이 오면 소방은 벌써 겨울 출동 준비에 들어 갑니다
여름 내내 각종 훈련과
인명구조 CPR로 화재
시즌인 겨울보다
더 바쁘고 힘도 많이 듭니다
10월의
초가을 그날도 화재진압
훈련으로 낮 동안 힘든 시간을 마무리하고 오후는 체력 단련까지 하루가 참으로 바쁘고 분주합니다
저녁 시간에서
새벽으로 넘어가는
시점은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하고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는 소방의 시간으로 다가옵니다
새벽녘
출동 지령으로 삼성의료원 건너편 일원동 지하 빌라에
05시의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와 함께 우리는 서로의 얼굴에서 위급함을 본능적으로 감지하고 현장에 투입됩니다
좁은 골목길
모퉁이 지하빌라 입구가 좁다
보니 굴뚝처럼 검은 연기가
한 방향으로 솟구쳐 나오고
있었다
현장에서
우선은 인명검색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인명구조에 실패하면
그 현장은 우리에게는 좌절과 트라우마가 생긴다
긴급한 상황에서 우리는
2인 1조로 투입되어 70대 후반의 어르신을 화장실에서 발견과 동시에 안고 재빠르게 밖으로 이동하여 다행히
한 생명을 구조하고 숨 돌릴 시간도 없이 불길을 잡아야 했다
큰 불길을 잡고 어느 정도
잔불이 정리되어 가는 중에
먼저 구조된 어르신이 폴리스 라인을 건너오고 있었다
폴리스 라인은 위험해서 원천적으로 관계자 외는 접근이 불가하다고 설득해 보았지만 어르신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정신을 차려보니 화재가 문제가 아니고 안방 장롱 깊숙이 평생 모은 현금을 찾는 게 목숨보다 중요하다고 눈물까지 보였다
돈이나 물건을 찾을 수 있는
현장은 아니지만 나는 대원
한 명과 함께 어르신이 지목한
시커멓게 타버린 장롱 바닥을 뒤져 현금 보따리를 찾아들고 나왔다
연기 먹은 보따리를 헤쳐보니
가지런한 만 원짜리 지폐가
가득 나왔다
어르신의 고단한 얼굴처럼 지폐도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었다
십수 년간
폐지 팔아 한 푼 두 푼 모아
장롱 깊숙이 묻어두고
그 힘으로 사신듯 합니다
아내 하고는 몇 년 전에 사별하고 딸 하나 시집보내고
망나니 같은 아들 하나 믿고
사는데 날마다 술 마시고 행패를
부리니 은행도 못 가고 아들
모르게 모은 그때 당시 천팔백만 그거라도 모아서 자식을
주고 싶었지만 그 돈으로 술 마시고 때려 부스 까봐 장롱
깊숙이 감추어 두었던 것이다
그것도
모르는 아들은 상황이 정리
되어가는 그 시간까지 밖에서
술을 마시고 잔뜩 취해 오는 아들은 상황판단도 못하는
패륜 수준이었다
폐지 팔아 지하방에서 어렵게
대학을 보냈지만 취직에 몇번
실패하더니 사람이 이상하게 변해 술먹고 행패나 부리고
속을 썩이는 아들에게 희망
조차도 포기하고 근근히 살아가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어찌 사는게 그리 팍팍한지 체념의 그림자가 아른거렸다
제가
95년도
119 응급구조사 1기로 자격증을
취득하어 구급 활동을 하던 중에
난감한 상황과 마주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날은
한가한 오후 시간에 할머니
한분이 돌아가셨다는 지령대
수보로 현장에 가서 확인해 보니
환자는 맥박 호흡 생체징후가
심정지 상태였지만 우리는
의무적으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여 숨이 돌아올 때까지
최선을 다해 자력 호흡까지 가능해져 가족과 상의하여
병원 응급실로 가기로 했지만
자식들은 이미 93세 할머니의
임종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심폐소생술을 하는게
맞는건지 그냥 보내 드리는게
가족을 위한건지 알수가 없었다
가족들도 할머니를 그냥 고통
없이 보내 드리고 싶어나 봅니다
살아 있는 어머니의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공감하여
병원까지 모셔 드렸습니다
사무실 앞
화단 모서리에 개미들도
날이 어두우면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는 제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우연찮게
해질 무렵에 보게 되었습니다
테스형
세상이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나 때문입니까
우리 때문입니까
오늘도
하늘과 땅도 태양도
우주의 법계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흘러
갑니다
이 세상에
최고의 선은 가족입니다
오늘도 가족에게 감사하는
하루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