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나는 빈 수박입니다.
<羊角/진범석>
수박과 관련한 재미있는 유머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고 한다. 한 아주머니가 수박을 고르고 있는데 과일 장사가 말했다. “아줌마, 수박들이 모두 잘 익어 속이 빨간 게 무척 달콤하답니다. 이 수박 사세요.” 그래서 아줌마는 수박을 한 통 사서 자전거에 싣고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수박을 떨어뜨려 깨트리고 말았다. 떨어진 깨진 수박속이 빨갛기는커녕 하얀 색깔이다. 설익은 수박을 가지고 화가 나서 과일 장사한테 돌아가 큰소리로 따졌다. 그러자 과일 장사가 한다는 소리. “아줌마! 아니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떨어트려 수박이 놀라서 창백해져서 색깔이 하얗게 되었는데 뭘 그래요.” 하면서 서로 한참을 바라보며 서로 웃다가 잘 익은 것으로 바꾸어 주었다고 한다. 유머가 있는 과일장사가 참 멋있어 보인다.
만난 지 몇 개월 된 연인이 있었다. 그런데 진도를 좀 더 나가보고 싶은 남자는 어떻게든 여자와의 잠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는 결혼을 약속하기 전까지는 안 된다며 남자의 요구를 완강히 거절했다. 이에 심술이 난 남자가 여자에게 말했다. "수박 한 통을 사더라도 잘 익었는지, 안 익었는지 먼저 따보고 산다는 거 몰라?" 그러자 대꾸하는 여자 왈 ~ "그럼 한 번 따버린 수박은 안 팔린다는 거 몰라 ~?" 유머 감각이 뛰어난 신랑감과 유머 신부 감이 서로 만나 어디에선가 잘 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수박을 가득 실은 트럭이 있었다. 그날따라 수박이 잘 팔리지 않자 수박장수는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다. 장사가 잘 되지 않자 집에나 일찍 가야하겠다고 생각한 수박장사는 신호도 무시한 채 과속으로 달렸다. 한참을 가다보니 뒤에 경찰차가 따라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수박장수는 잡히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계속 도망쳤다. 그런데 트럭이 어떻게 경찰차를 따돌리겠는가? 결국 잡히고 말았다. 수박장수는 할 수 없이 트럭을 길 가에 세웠다. 그러자, 트럭으로 다가온 경찰이 하는 말 "아저씨! 수박 한 통만 주세요!!!" 하더라나...
이야기 하나만 더 해 볼까? 한 남자가 새로 이사 온 후 과일가게에서 수박을 사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웃는 것이었다. 계산을 할 때 직원도 웃고 나와서 길을 걷는데 마주치는 사람마다 웃었다. 남자는 집에 돌아와서 수박을 건네며 아내에게 말했다. "이 동네는 마음씨 좋은 사람들만 사는 것 같아. 만나는 사람마다 날 보고 웃던데... 이사 정말 잘 온 것 같아~~~." 그러자 아내가 말했다. "당신, 바지에 붙은 ‘씨 없는 수박’ 스티커나 떼세요." 하더란다. 우리 모두의 사이에 유머가 윤활유가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문학회 모임 마치고 저녁식사 후 후식으로 먹음직스런 빨갛게 잘 익은 수박이 나왔다. 오래전 일이지만 나는 수박만 보면 떠오르는 선생님이 한 분 있다. 학생시절 1학기 초에 새로운 담임선생님이 첫 시간에 들어오셨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총각선생님 이셨다. 대학을 졸업하고 첫 발령을 받고 오신 것 같았다. “학생 여러분 잘 들어 주세요. 나는 1년 동안 여러분을 담임할 ‘빈 수박’이라고 합니다.” 선생님의 이름이 ‘빈 수박’이라는 말씀에 교실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선생님의 성함은 ‘박수빈’인데 거꾸로 하면 ‘빈 수박’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이름이 ‘수빈’이라고 하면 여자이름 같고 거꾸로 해도 ‘빈수’가 되어서 ‘빈수’ 다음에다가 ‘박’을 붙여서 ‘빈 수박’이라고 하였다고 하신다. 선생님은 계속하여 빈 수박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 가셨다. ‘빈 수박’은 속없는 수박, 껍질만 있는 수박, 먹을 것이 없는 수박‘이지만 “학생 여러분 1년 동안 ‘빈 수박’과 잘 지내봅시다.” 라고 하셨다. 박수빈 선생님은 유머가 많으셨던 분이셨다. 특히 총각이신데 다가 유머가 많아서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더 많았었다. 나는 수박을 볼 때면 ‘빈 수박’ 박수빈 선생님이 생각이 난다. 나는 박수빈 선생님이 잊혀 지지 않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선생님의 유머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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