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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하고
<羊角/진범석>
유치원 아기들이 부르는 노래 가운데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라는 노래가 있다.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뒷다리가 쑥 앞다리가 쑥 팔딱팔딱 개구리 됐네. 꼬물꼬물 꼬물꼬물 꼬물꼬물 올챙이가, 뒷다리가 쑥, 앞다리가 쑥, 팔딱팔딱 개구리 됐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의 뜻은 ’성공하고 나서 지난날의 미천하거나 어려웠던 때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처음부터 잘난 듯이 뽐냄을 비꼬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어떤 가난하든 사람이 어찌어찌하다가 부자가 되면 가난하던 때의 벗이나 그 밖에 자기가 신세를 지던 사람에 대하여 모르는 체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보다 더 심한 것은 남녀관계 특히 부부관계에 관련하여 어떤 남자가 가난할 때나 불우할 때 어떤 여자와 결혼해서 차차 돈을 벌었거나 지위가 높아졌을 때 그 여자에게 불만을 품고 새로운 여자를 택하는 그것을 비꼬아 하는 말이기도 하다.
중국의 고사 후한서 ‘송홍’전에 이것을 경계하는 교훈적인 글이 있고 한다. 후한의 시조가 된 광무제가 천하를 통일한 때, ‘송홍’ 이라는 대사공 벼슬을 지낸 사람이 있었다. ‘송홍’은 처음 매우 불우하게 지낼 때 벌써 결혼을 했었다. 그러나 ‘송홍’이 높은 벼슬을 하게 되자, 광무제는 과부가 된 자기 누이인 호양공주가 그를 사모하고 있는 눈치를 알았다. 광무제 자신도 공주가 ‘송홍’과 결혼하면 좋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이미 남의 남편이 된 사람을 보고 그렇게 하라고 권할 처지도 못되었다. 하루는 광무제가 꾀를 내어 옆방에 있는 공주를 부른 다음, 다시 ‘송홍’을 가까이 오라 해놓고, “어떻소? 부자가 되면 친구를 바꾸고 지위가 높아지면 아내를 바꾼다고 하거니와 그대는 이에 대하여 어찌 생각하고 있소?”하고 물었다. ‘송흥’은 광무제가 무엇을 말하려는가를 알았다. 그리고 똑똑하게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아니올시다. 저에게 있어서는, 가난할 때의 벗을 잊어서도 안 되고 조강지처(糟糠之妻)를 저버려서도 안 된다고 하는 말이 바른 줄로 압니다.” ‘송홍’이 밖으로 나간 뒤에 광무제는 공주를 불러서, “허허, 아무래도 가망이 없어 보이는군.” 남의 남편을 가로채려던 공주도 더 이상 무슨 방도가 없음을 깨닫고 ‘송홍’을 단념했다고 한다.
영국의 유명한 매튜 헨리(Matthew Henry)라는 목사님이 하루는 골목길을 가다가 매를 맞고 정신을 잃게 되었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보니 온몸이 상처투성이고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간신히 일어나 집에 들어오니 온 식구가 다 깜짝 놀랐다. 그러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재에 들어가서 그 피투성이의 몸으로 엎드려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그는 기도하기를 "하나님이여 생명만은 살아 돌아와서 가족들을 만나게 되었으니 감사합니다. 또 내가 예수를 안 믿었다고 하면 나를 때린 저 강도와 같이 되었을 터인데 예수 믿고 강도가 안 되고 목사가 된 것을 감사합니다. 또 이 세상의 모든 것 다 잃어버린다 하더라도 내가 영원한 천국을 소유하게 되었으니 감사합니다." 하면서 감사의 기도를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죄악에서 죽음에서 구원하여 주신 것을 기억하고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해야 한다.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하지만 구제하는 일이 여전히 후진국이라고 한다. 경제 규모 12위 그러나, 지난 푸켓과 일본에 쓰나미가 났을 때 때 한국의 구호 수준은 후진국 수준이었다고 한다. 유엔이 권고하는 국민소득의 0.07%에도 못 미치는 0.06%에 해당하는 금액을 구호 예산으로 책정한 한국 정부라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다. NGO의 구호 금액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한국은 세계의 여러 나라에 얼마나 많은 빚을 진 나라인가? 이제는 사랑의 빚을 갚아야 할 때이다.
얼마 전 아내에게 들은 말이다. 아파트 노인정의 한 어르신이 말씀하기를 ‘오늘 고기 잘 먹었다’라고 하시더란다. ‘누가 대접하였나요?’ 하였더니 그게 아니고 공짜로 생겼답니다. 음식물 쓰레기통 옆에 뭐가 있기에 풀어 보았더니 고깃덩이가 아니겠소. 가져다가 깨끗이 씻어 여럿이 ‘오늘 포식했다 우~’ 하시더라는 것이다.
먹거리와 생활용품 넘쳐나는 대한민국이다. 절약과 절제를 모르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개구리가 올챙이 적을 생각하지 못하면 안 된다. 우리가 주께 받은 은혜도 이와 같지 않을까? 우리 대한민국 국민이 특히 그중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주께서 베푸신 모든 은혜를 우리로서는 다 헤아릴 수가 없다. 받은 은혜를 감사하게 생각하며 베풀 줄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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