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하신 것 처럼 닭은 분명 조류,
새에 속합니다.
하지만 날지는 못하지요...^^
쉽게 말해 인간의 손을 탄 까닭입니다.
암탉이 거의 매일 알을 낳는다는 사실을 아실 거예요.
이는 대부분 다른 조류들보다
알을 낳는 횟수가 잦다는 이야기가 되구요,
다시 말해 번식력이 굉장히 좋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번식력이 좋다'는 점에 착안한
사람들이 닭을 '가축'으로 만들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가축이란 집에서 기르는 동물이라는 의미입니다.
번식력이 좋기 때문에 개체수가 빠르게 늘어나며,
장성한 닭 뿐 아니라
닭의 알, 즉 계란까지도 식량으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모습을 보면 알겠지만,
닭의 가축화는 매우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제 '닭'이라고 하면
들이나 숲속이 아닌 '집에서 사는 새'라는 개념이 굉장히 확고해졌죠.
하지만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닐 거예요.
들과 숲을 뛰놀던 닭을 사람이 잡아 길렀기 때문이죠.
새가 날갯짓을 하는 이유는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입니다.
지상의 개나 고양이 등의 습격자들로부터 피하려면
하늘로 날아오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겠죠.
또한 먹이를 쉽게 구하기 위해서도 하늘을 날 수 있는 편이 유리합니다.
이 모든 걸 인간이 해주게 된 겁니다.
튼튼한 울타리를 쌓아 습격자들을 막아주며,
먹이를 제공해주게 되었습니다.
... 닭이 '날 수 있어야 할' 이유가 사라진 셈입니다.
물론 가축화 초기에 닭은 비행이 가능했을 겁니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기관은 퇴화되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날개가 있더라도 닭은 장거리로,
혹은 단거리로나마 비행할 일이 점점 사라지게 되었고
따라서 날개의 기능도 퇴화하게 되었습니다.
선천적으로 비행의 능력을 타고 났지만 후천적으로 그 능력을 잃은 것입니다.
유전학에서는 이런 경우를 일컬어 '획득형질'이라고 부릅니다.
날 때부터 타고 난 것이 아니라 태어난 이후에 '획득'하게 된 성질이라는 의미입니다.
중요한 사실은 이 획득형질도 유전되게 된다는 겁니다.
즉, 가축화로 인해 닭은 비행의 기능이 약해지거나, 혹은 완전히 없어지게 되었고
이러한 성질이 오랜 시간에 걸쳐 후대에 물려져내려오게 되면서
결국 닭은 날개는 있으되 비행하지는 못하게 된 새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날개 자체는 아직껏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비행의 용이성을 위해 뼈가 거의 비어있다시피 하는
(꽉 찬 데 비해 굉장히 가볍겠죠) 성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랬기에 간혹 수탉들이 훌쩍 뛰어 지붕에 오르는,
닭의 입장에서는 묘기라 할 만한 행동들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그걸 비행이라 부르기는 어렵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