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935648?sid=104
<기사 내용>
프랑스, 독일, 스페인 3국이 추진하던 유럽 최대의 차세대(6세대)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 FCAS가 전투기 사양과 지분 문제로 인해 결국 좌초되었다는 보도이다. 이에 따라 유럽 방산시장에서 독일과 프랑스의 각자도생과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독일 측 기업인 에어버스는 독일 방산업체들과 손을 잡고 새로운 전투기 개발을 위한 방산 연합체 '팀 젠6(Team Gen 6)' 결성을 추진 중이고, 스웨덴과의 협력이나 다른 국제 프로젝트 합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반면, 프랑스 역시 독자적으로 전투기를 개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안보 압박 속에서 프랑스는 자국의 핵우산을, 독일은 대규모 국방예산을 무기로 내세우며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벨기에 등 주변국에서는 두 강대국의 분열이 엄청난 시간 낭비이며 현실을 무시한 오만한 처사라며 비판하고 있다. 다만, 3국은 핵심 전투기 공동개발은 취소했으나 무인기(드론) 시스템 등 나머지 FCAS 사업은 계속 진행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용어정리>
좌초되다 : 배가 암초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는 뜻으로, 어떠한 일이나 계획이 도중에 방해를 받아 중단되거나 실패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각자도생 : 제각기 살아 나갈 방도를 꾀함. 이 기사에서는 공동 프로젝트가 무산된 후 프랑스 와 독일이 각자의 이익을 위해 따로따로 해결책을 찾아 나서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FCAS (Future Combat Air System, 미래전투공중체계) : 프랑스, 독일, 스페인이 주도한 유럽의 차세대 항공 방위 프로젝트. 6세대 전투기와 무인기(드론), 그리고 이런 것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시스템 전체를 개발을 목표로하는 큰 사업이다.
방산 연합체 : 방위산업(무기나 군사 장비를 만드는 산업) 기업들이 무기를 만들기 위해 기술과 자본을 합쳐 공동으로 하는 것.
핵우산 : 핵무기가 없는 동맹국이 핵 공격 위협을 받을 때, 핵을 가진 동맹국이 대신 보복해 주겠다고 약속함으로써 보호해 주는 안보 시스템.
<나의 생각>
기사를 읽으며 국제 사회에서 국가 간 협력이 얼마나 복잡한 이해 관계 위에서 이루어지는지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전투기 공동개발 사업이 실패 소식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기사를 자세히 읽어보니 유럽의 안보 전략, 방위산업의 미래, 그리고 프랑스와 독일의 주도권 경쟁이 모두 얽혀 있는 문제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FCAS 사업은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와 독일의 유로파이터 타이푼을 대체할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여기에 스페인까지 참여하면서 유럽의 대표적인 공동 방산 사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의 유럽 안보 부담 축소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럽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독자적 안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기 때문에 FCAS는중요한 사업이며 유럽 안보 통합 구상 자체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유럽연합이 강조하는 '통합'의 이상과 실제 국가들이 추구하는 '국익' 사이의 차이였다. 유럽연합은 오랫동안 회원국 간 협력을 통해 전쟁을 방지하고 공동 번영을 이루자는 목표를 추구해 왔다. 경제 분야에서는 단일시장과 공동 통화를 통해 상당한 수준의 통합을 이루었고, 최근에는 안보 분야에서도 협력 강화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국가 안보와 경제적 이익이 직접 연결되는 문제에서는 여전히 각국의 이해관계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프랑스와 독일 모두 유럽의 안보 자립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누가 기술을 주도할 것인지, 누가 더 많은 지분과 이익을 가져갈 것인지에 대해 쉽게 양보하지 못했다. 이를 통해 국가 간 협력은 이상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국이 얻을 수 있는 실질적 이익이 뒷받침되어야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또한 국가 경제와 첨단 기술 경쟁력의 문제라는 사실도 보여준다. 전투기 개발에는 항공공학, 인공 지능, 반도체, 통신기술, 엔진 기술 등 다양한 첨단 산업이 참여한다. 따라서 차세대 전투기 개발에 성공한 국가는 군사력뿐 아니라 미래 산업 경쟁력까지 확보할 수 있다. 서로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이유 역시 단순히 무기를 판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 첨단 기술 산업의 중심에 서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한편 벨기에 총리가 전투기 개발을 혼자서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라 비판한 부분에도 공감이 갔다. 현대의 무기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 해졌다. 특히 6세대 전투기는 단순히 하늘을 나는 전투기이며 동시에 인공지능 기반 전투 시스템, 무인기와 협업 , 고속 정보 공유 네트워크 등이 있는 큰 부분이다. 이처럼 개발 비용과 기술적 난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국가들이 협력하지 않고 독자 개발에 나선다면 막대한 비용이 중복 투자될 수밖에 없다. 기사를 읽으며 또 흥미로웠던 점은 미국의 영향력이 예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미국은 유럽 국가들에게 안보 무임승차를 중단하고 스스로 국방비를 늘리라고 요구했다. 처음에는 이러한 압박이 유럽 국가들의 단결을 촉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정반대였다. 유럽 국가들이 공동 대응에 나서기보다 각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경쟁하면서 프랑스와 독일 사이의 갈등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를 통해 국제정치에서는 외부의 압력이 반드시 내부 결속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내부 경쟁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이번 기사를 통해 나는 국제정치를 바라볼 때 공적인 것의 이면에 존재하는 이해관계와 권력 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