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후배들에게 가장 들려주고 싶은 강의..감정노동 강의

작성자대표 김태흥|작성시간12.06.11|조회수1,597 목록 댓글 0

이번 주제는 ‘감정노동’에 대한 것이었다. 노동은 노동인데 감정노동이라니 이건 무엇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강연은 시작되었다. 강연을 들으면 들을수록 와 닿은 것은 내가 지난 4년 동안 내내 사람들 앞에서 연극을 하고 있다고 느낀 것들이 모두 ‘감정노동’이었던 것이다. 물론 아직 학생이고 나처럼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아마 이 강연이 얼마나 큰 의미를 주는지 모를 것이다.

전학 후 4년 동안 내가 감정노동을 한 이유는 상당히 간단했다.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보호막으로 가면을 쓴 것인데, 이것이 너무 딱 달라붙어서 떼어버릴 수가 없는 상황이 되었었다. 마치 내가 이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말이다. 그래서 대학생이 되고 나서 2년간 보통 사람들하고도 원만한 관계를 가지지 못하고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보고서 어찌해야 하는 건지 모르고 방황하고 있다가 이 상태를 그대로 방치해 두었는데 이번 학기에 심리학을 복수전공하면서 그리고 오늘 이 수업을 들으면서 나의 상태를 더욱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내가 그 아이들이 세워놓은 서열체계를 깬 것이 문제가 되었던 것 같다고 짐작을 하고 있었는데 이것이 맞았던 것이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에는 전교 등수, 반 등수가 언제나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노력을 많이 했는지 여부에 따라서 언제나 유동적인 것이었는데 이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이 서열을 그대로 유지해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전학생인 내가 그 사이에 끼면서 전교 등수가 심각하게 변했고 전에 전교 1등이었던 아이는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그 이후로 전교에 모든 아이들이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순식간에 잘 지냈던 애들마저 외면하는 왕따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 이후로 사람들을 믿지 않고 모든 사람들을 대할 때 가면을 쓰고 대했었다. 내 노력의 대가가 남들의 외면이었으니 아마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잘 못 한 것이 있었다면 아마 그것을 고치려고 노력했겠지만 전학 오기 전에는 대인관계가 완만하다 못해서 시끄러워서 혼나는 타입이었기 때문에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에 확신이 섰다. 그 시점을 기준으로 나는 나를 죽이지 않았다. 오히려 가면을 쓰고 사람들을 대하고 내 능력을 더 키웠는데 아마 이 가면이 나의 방어기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이 강연을 들으면서 내가 세운 가정들과 나의 처신이 옳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면서 내가 가면을 쓰고 있구나가 아니라 내가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 것을 인식하고 행동한다면 ‘내가 정신분열증인가’식의 고민은 사라질 것 같다. 이번 주제는 가장 공감이 많이 가면서 얻은 것은 많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설명이 불가능한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졌다. 세상은 알면 알수록 나를 알 수 있다는 것을 느낀 시간 이었다. 후배들에게 제일 들려주고 싶은 강연이라면 단연 오늘의 강연이 아닐까 하고 감히 생각한다. 


덕성여대 법학과 김은0


감정노동 연구소(http://cafe.daum.net/emotionallabor) 에서 책을 발행 하였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