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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명상

죽창이 되자 하네.

작성자없이계신이|작성시간22.03.19|조회수94 목록 댓글 0

대선 개표 직후 순식간에 코로나 보다 더 빨리 퍼진 신종 질병이 있다. 다름아닌 TV를 보지 못하는 병이다.

과거에 이명박근혜가 당선되었을 때는 그냥 기분만 나쁠 뿐이지 얼굴을 본다고 해서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는 않았는데 이번의 경우에는 석렬균을 눈으로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 균의 효력이 어떻게 이렇게 강력한 것일까? 그것은 감각적으로 자극 되기 때문이다. 즉 부정적으로 강렬하기 때문이다. 걸음걸이, 말하는 태도, 내용 모든 것이 부정적이다. 도리 도리, 쩍벌. 쭉벌, 건들 건들 이 모든 것들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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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학적으로 볼 때 석렬균은 접촉 보다도 시각이라는 감각을 자극하는 균이다. 다행히 바이러스는 아니라서 전염은 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유될 수 있는 되는 질병으로 진단 된다. 개인 마다 다르겠지만 최대 후유증 예상 기간은 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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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학은 "내가 대상을 어떻게 느끼고 의식하고 있는가?"하는 것을 연구하는 것이다. 냉정히 생각해보면 이 병의 원인은 윤석렬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환자 자신의 문제이다. 왜냐하면 인간이 사물을 볼 때는 이미 가지고 있었던 의식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시인들이 시계를 보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현대인들은 아무리 고물이라도 시계는 시계인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러므로 윤석열의 얼굴을 보고 기분 나빠지는 사람은 원래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고 기분 좋아지는 사람도 원래 그런 사람인 것이다. 개표 결과 받은 충격은 주식에 크게 투자했다가 주가 폭락으로 충격을 받은 것과 같은 현상일 뿐이다. 심리적으로라도 반대 편에 투자를 많이 했기 때문에 오는 현상으로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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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연의 지형을 바꿀 수가 없고 이용하여 살 수 있을 뿐이다. 정치에도 비록 인간이 만든 것이기는 하나 정치지형이라는 것이 있다. 대한민국은 일제 강점지배와 박정희의 18년 독재를 통하여 굳어진 정치지형이 있다. 그러므로 그 이후의 선거에서는 이 지형을 피할 수가 없었고 후보자와 상관 없이 형성된 정치지형에 따라 선거가 치루어졌다. 결과적으로 후보자 개인의 자질이나 능력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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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결과가 정치지형대로 되지 않았던 예의적인 경우는 큰 변수가 나타날 때 뿐이었다. 보수의 분열로 이인제가 300만표를 득표하여 얻게 된 김대중의 당선, 단일화를 약속한 정몽준의 급발작적인 변덕으로 기적적인 노무현의 당선, 박근혜의 탄핵으로 문재인의 당선은 모두 큰 변수였다. 이번 대선은 특별한 변수가 없었다. 안철수의 투항은 변수가 아니라 예견된 상수였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보수세력 역사상 최악의 후보인 윤석열의 당선이 보여주듯이 앞으로도 우리나라 대선은 정치지형의 변화가 없는 한 어떤 후보가 나와도 진보개혁 세력이 이길 수가 없을 것이다. 경상도와 전라도는 서로 퉁친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훌륭한 자질과 능력을 갖춘 후보자를 세워도 강남 3구의 130만표를 얻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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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석렬은 ‘국민을 약탈한 정권이 죽창가를 불러서’ 박살을 내기 위해서 나왔다고 했다.

비운의 민족작가 김남주 시인이 작사한 가사 중에 특별히 마지막 소절

“청송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 하네”라는 가사는 부를 때마다 가슴을 쓰리게 했다.

“죽창으로 찌르겠다”가 아니라 “죽창이 되자 하네” 이다. 즉 내 자신을 역사의 발전을 위한 희생물로 기꺼이 바치겠다고 하는 각오의 표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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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짜릿한 일은 반전이 벌어지는 일이다. 기쁨에서 슬픔으로든 슬픔에서 기쁨으로든, 성공에서 실패든 실패에서 성공으로든, 미움에서 사랑으로든 사랑에서 미움으로든, 그런데 이번에 희망에서 낙망으로의 반전을 크게 맛보게 되었다.

그러나 반전의 기회는 반드시 다시 올 것이라는 믿는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에는 아직도 "죽장이 되자 하네"라고 죽창가를 부를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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