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화 시집 <내 사랑 물 먹는 하마>(시산맥사) 보도자료
■ 정태화 : 경남 함양에서 출생. 본명 정경화. 1994년 계간 시와 시인 신인상 수상. 2007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시집 선인장꽃은 가시를 내밀고 있다(1995). 한국시인협회, 지리산문학회, 한국문인협회 함양지부 회원.
E-mail : j-kyung1009@hanmail.net
■ 시인의 말
형님이 그랬다.
이 세상 옥상에 저 홀로 피뢰침 서 있는 자者가 시인이라고 그랬다.
시시때때 천둥 번개로 내리는 영감靈感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그 말씀 날카로운 칼날로 몽롱한 사람의 잠 눈동자를 깨우는 사명을, 양 어깨 짊어진 자者가 시인이라고 그랬다.
형님은 또한, 이 세상 시詩가 오는 길을 마침내 주인으로 삼는 자者가 바로 시인詩人이니, 자신을 버려 완벽히 자신을 숨기는 자者가 되라고 그랬다.
첫 시집을 내고 난 뒤 20년 만에 선보이는 시집이다.
오랜 시간 때때로 천둥 번개 한 편의 시詩로 오는 당신들이 있어 행복했던 내가, 나에게로 오는 당신의 길을 주인으로 섬기지 못하고, 그 길을 주인으로 다스리는 나를 출몰시켜 지청구, 지고지순 나에게로 오는 당신의 사랑을 힘들게 했으니, 여분으로 남은 것은, 내 사랑 당신의 꾸지람뿐일 것이다.
<시詩의 산맥山脈 심산유곡에 이처럼 오래 기다려 자유롭게 나를 방목放牧할 수 있었던 것은, 그곳에 문정영이라는 목동牧童이 살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15년 3월, 정태화
■ 출판사 서평
정태화의 이미지들은 사방으로 튀고 있다. 현란하다. 그의 의식이 한곳에 머물러 있고 싶지 않음이겠다. 맘껏 달리고 싶은 열망의 한 표출! 그에게는 늘 바람이 온다. 풍경 속에 쉬이 풀어내지 못하는 고통의 숨결이 감지된다. 본시 바람은 질정이 없는 존재이며 제 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타자의 움직임을 통하여 자신을 알리는 것이 바람 아니던가. 작품 속에서 바람, 눈보라, 물결, 흩날리는 머리칼은 날아오르고 싶은 생명성의 표지로 모두 그의 꿈의 표상이며 자유의지라 하겠다. 간절한 꿈의 발자국을 따라 그의 시심은 날아오른다. 비닐봉지 속에 담겨 흔들거리며 가는 자아처럼 갈증이 고조되고 사방으로 비약하는 시인의 꿈은 행간을 쓸며 도움닫기를 하듯 의식의 건너뜀으로 표출되고 있다. 이는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의 표상일 것이다. 그의 시에서 상징체계로 보이는 동動 지향성이나 꿈 지향성은 곧 그의 실존적 아픔너머 존재의 초월을 꿈꾸는 시인의 갈망이며 꿈꾸는 미래라 할 수 있겠다. - 김추인(시인)
내 고향에서 태화 형이 사는 함양까지는 삼십 리. 우리 동네 옛 어른들은 함양을 ‘해멍’ 혹은 ‘해멩’이라 불렀다. 함양이 하먕이 되고, 하먕이 다시 해멍이 된 터. 그러면 어떻고 저러면 어떤가. “해멩 산청 물레방아 물을 안고 돌고요……” 그 해멩에 사는 태화 형이 시집을 낸단다. 읽어보니 참 좋다. 그 보폭과 진폭이 빠르고 급하다. 때론 차고, 넘치고, 이탈하기도 하는, 말줄임표 많은 이 시들이 다 형의 것이다. ‘스스로 뱉어 낸 길로 방을 짓고 그곳에 들어앉는 일’을 형은 얼마나 간절히 꿈꾸며 살고 있을 것인가. 일곱 마디 꿈틀거리는 역동의 몸, 그 힘으로 엮은 이 시집이 그의 누에고치. 태화 형에게서 온 시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형은 가끔 전화를 해서 이런다. “야, 유시인.내다. 그래, 잘 사나? 응, 내도 잘 산다. 언제 술 한 잔 하자.” “그래 형, 술 한 잔 하자!”- 유홍준(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