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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필진⊙시

질경이

작성자강미숙|작성시간26.06.13|조회수67 목록 댓글 0

질경이 / 강미숙

 

맹지에 눌린 채 살아남는 질경이

길바닥에서 밟힐수록 강해진다

총탄처럼 퍼붓는 우박에 맞서

녹색 깃발을 흔드는 몸

버려진 자리마다 군집으로 눕고

숨은 짧아도 뿌리는 깊다

길들여지지 않은 푸른 정맥을

실타래처럼 질기게 이어가는 까닭은

척박한 땅에서 태어난 호적을 안고

흔들리면서도 뿌리를 놓지 않기 때문이리라

 

입술이 파리한 잎들

스스로를 잡풀이라 부르며

이름 없는 자리로 더 낮아진다

군화 같은 발자국에 목이 꺾여도

다시 일어나는 비결은

바람 앞에서 일제히 깃발을 흔드는

무언의 혁명인가

지구가 존재하는 한

식물도감 안에서 끝내 지워지지 않을

질경이의 이름으로

뜨거운 역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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