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초 / 강미숙
온전하지 못한 육신
걸림 없이 사는구나
애써 채비를 챙길 필요도
주소를 남길 일도 없겠어
온 곳도 모르고
갈 곳도 모르니
길은 처음부터
주어지지 않았겠지
속 편히 지내거라
때론 거센 물결에
휘말리기도 하겠지
캄캄한 밤이면
별빛에 눈을 뜨고
벼랑 끝에 이를 땐
멈추는 법도 배우거라
흙탕물을 떠돌아도 괜찮아
유월 볕 좋은 날
모들이 자라는 논에서
꼬막손을 내밀어 봐
속없는 친구들이랑 무리 지어서
혁명가처럼
녹색 깃발을 펼쳐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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