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의 시 / 강미숙
민들레 홀씨 한 톨
담겨 있던 봉투를 강 너머 버려두고
날아왔어요
움 틔운 뜨락에 성장통도 묻어둔채
배낭 하나 달랑 메고
가출했어요
담 넘고 지붕 넘어
가시밭길도 무사히 지났어요
칡넝쿨에 걸린 날엔
바람이 손 내밀어 풀어 주었대요
방황길에 지쳤는지
여름비 오기 전에 여정을 마친대요
비단같은 잔디밭도 마다하고
구부정한 논둑길에 자리 잡아
시를 쓰겠대요
긴 겨울 내내 가슴 앓이 하겠지요
꽃 피는 봄이 오면
고단했던 비행이 글꽃으로 피겠어요
샛노란 표지 곱게 시집 한 권 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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