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2 재생가능에너지 시대가 열리다(11) - 수력(2)

작성자에너지전환|작성시간14.03.22|조회수327 목록 댓글 0

우리나라에 세워진 최초의 수력발전소는 1905년 동양금광회사가 자가용으로 건설한 550kW 용량의 운산수력발전소이다. 이어 1912년에 원산수력전기(주)에 의해 86kW 용량의 사업용 수력발전소가 세워졌다. 메가와트급의 대수력발전소는 1929년 함경도 부전강수력발전소를 시작으로 1943년 압록강의 수풍발전소, 1945년 섬진강의 칠보수력발전소까지 해방 이전에 10개가 건설되었다.


해방 당시 우리나라의 발전 용량은 수력 1,586MW, 화력 171MW로 북한이 남한의 약 8배의 설비를 보유하고 있었다. 1948년 북한이 남한으로 송전을 중지하고, 전쟁 후 복구시기를 거치면서 1960년까지 수력발전은 기저부하용으로서 전력공급의 중심 역할을 차지했다. 1960년대는 늘어난 화력발전이 기저부하를 맡으면서 수력은 중간부하를 담당하였다.

산업화가 본궤도에 오르고 도시화가 진전한 1970년대는 기저부하와 중간부하를 모두 화력발전이 담당하고 수력은 기동력의 장점을 살려 첨두부하를 맡게 되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원자력발전이 기저부하용에 참여하고 수력은 최대전력 사용 시 주파수 조절 등 전기품질 향상과 전력계통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또한 흘러내린 물을 다시 퍼 올려 사용하는 양수발전을 통해 소비량 이상으로 발전이 이루어질 때 여유전력을 회수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현재 우리나라 수력에너지의 기술적 잠재량은 20.8Mtoe로 추정된다. 2012년 현재 수력에 의한 에너지 생산량이 814ktoe이므로 기술적 잠재량의 3.9% 정도를 활용하는 셈이다. 2012년 총 발전량 532,190GWh 중에서 양수발전을 제외한 수력발전이 차지하는 양은 3,862GWh로 0.73%를 차지한다.


이 중 소수력 자원은 얼마나 될까?


2006년 산업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일반 하천을 비롯해 농업용 저수지, 정수장, 화력발전소 냉각수 등 소수력으로 개발 가능한 잠재량은 457MW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간 생산 가능한 에너지 잠재량은 1,502GWh에 해당한다. 하지만 2011년 기준 소수력발전소의 설비용량은 총 156MW로 361GWh의 전력을 생산하여 개발 잠재량의 4분의 1정도만을 활용하였다.

 

(표 3-12) 소수력개발 잠재량                                        출처: 2012신재생에너지백서



우리나라는 제1차 석유파동의 영향으로 1974년에 소수력 개발 입지 및 자원조사연구에 착수하고, 1975년 시범 소계곡발전소의 연구조사 및 설계를 수행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1978년 강원도 횡성군에 안흥소수력발전소가 설비용량 450kW로 소수력발전의 문을 열었다.
 


1982년에는 소수력개발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여 민간자본에 의한 소수력발전을 유도하고, 1982년부터 1984년까지 국내에서 소수력발전이 가능한 유망 후보지의 자원을 실측하였다. 이에 힘입어 1986년 한국수력발전(주)이 한탄강에 건설한 1,485kW 용량의 포천발전소를 시작으로 1999년 성주발전소까지 15개소에 민간소수력발전소가 세워졌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는 민간자본의 참여가 부진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정부투자기관 등 공공기관에 의해 소수력발전 개발이 추진되었다. 민간자본의 참여가 줄어든 것은 일반 하천에 소규모 댐이나 보를 건설하는 데 대해 환경 파괴를 우려한 주민들의 반발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신 농업용 저수지나 다목적용 소규모 댐을 비롯해 정수장이나 하수처리장 등의 용수를 활용하는 소수력 발전이 해당 공공기관들에 의해 추진되었다. 아산과 천안, 진해 등의 하수처리장에 소수력발전설비가 설치되고, 성남과 안동, 장흥 정수장에는 취수장에서 정수장으로 보내는 물의 여유 위치에너지를 이용한 소수력발전소가 세워졌다. 서귀포의 남제주화력발전소에서는 방류수를 이용한 소수력발전소가 건설되었다. 2010년 기준 소수력발전소 총 61개소 중 한국농어촌공사가 9개소, 지자체가 6개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표 3-13) 소수력발전소 현황                          출처: 2012신재생에너지백서



한편 2008년부터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16개소의 소수력발전소가 건설되었다. 소수력발전소가 당초부터 계획된 것은 아니다. 준설과 보의 건설 등이 상당히 진행된 2009년 8월에서야 국토해양부는 16개의 보에 2개씩 소수력발전 시설을 갖추겠다고 발표하였다. 최종적으로 정부는 한강 이포보에 3기 등 4대강 16개 보에 41기의 소수력발전기를 설치하였다. 보마다 400~2,500kW로 전체 용량은 50MW에 이른다.
 


당초에 없던 소수력발전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추가된 것은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와 사업효과에 대한 회의가 확산된 데 따른 대응의 일환이었다. 정부는 소수력 발전으로 보의 건설 목적을 강화하고, 재생가능에너지원의 사용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녹색성장이라고 홍보하였다. 그러나 청정개발체제(CDM)로 유엔기후협약의 인증을 받아 탄소배출권을 획득하려던 2010년 정부의 노력은 유엔기후협약에 의해 거부되었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의 청정개발체제 인정 기준은 환경 훼손을 고려하여 침수되는 공간의 단위면적(1제곱미터) 당 4와트의 발전을 요구한다. 하지만 4대강 16개 보에 의해 침수되는 공간은 6,800만㎡로 실제 설치량이 기준 발전량의 1/4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소수력발전소 건설은 두 가지 면에서 교훈을 남겼다. 첫째는 소수력 발전소를 건설할 때는 주변 환경에 대한 영향을 충분히 평가하고 해당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초 계획에도 없던 것을 건설 과정에 포함시키면서 주민들의 의견 청취는 배제되고 환경영향평가 또한 미흡하게 이루어졌다. 그 결과는 청정개발체제 인증을 받지 못함으로써 부수적인 경제적 효과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둘째, 촉박한 일정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느라 국내 산업의 발전 기회를 박탈했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의 소수력발전소에 사용된 수차는 체코의 마벨사와 오스트리아의 구글러사, 안드리치사 등 모두 외국 업체의 제품이다. 대규모의 보의 건설로 ‘저낙차 대유량’ 발전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소수력발전시스템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1983년 시스템 개발 연구를 시작으로 1988년 횡류형 수차개발, 1989년 저낙차용 수차개발, 1997년 카플란 수차 국산화 개발 연구, 중․저낙차 프란시스 수차 국산화 개발 등 정부 지원 하에 국책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그 결과 2000년 이후에는 카플란 수차와 튜블러 수차, 프란시스 수차 설계기술로 많은 부분의 국산화를 이루었고, 이를 이용한 ‘저낙차 소유량’형의 국산 발전설비가 국내 소수력발전소에 채택되어 왔다.


4대강 보에 소수력발전설비를 갖추는 사업이 장기적으로 추진되었다면, 국내 발전설비업체들과 협력하여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저낙차 대유량’형의 수차도 상당 부분 국산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계획성 없는 사업 추진으로 신설 설비 용량이 지난 30년간 건설해온 소수력 설비 용량에 육박하는 좋은 기회를 국내 산업 발전과 연결시키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소수력발전의 의미는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우리가 가진 에너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존의 하수처리장, 상수관로, 농업용 저수지와 보, 다목적 댐의 용수로와 조정지, 양식장 순환수, 화력발전소의 냉각 수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일반 하천에 새로이 가동보를 건설하는 사업은 환경평가와 주민 의견 청취 등 충분한 검토와 시간을 갖고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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