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의 길목에서 다시 만난 사람들, 그리고 안양의 미래를 위한 시민의 약속
사람을 기억하고, 역사를 기록하며, 미래를 잇는 시민문화운동
얼마 전 안양문화원 이사회와 여러 문화행사를 통해 참으로 뜻깊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안양여고 교장을 역임하시고 현재 안양문화원 이사로 활동하고 계신 이정란 교장선생님,
그리고 저의 고모이신 음춘야 수필가님의 구순잔치에서 뵈었던 기억과 여러 원로 문화인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깊은 감동은 안양여중학교 시절 이정란이사님을 가르쳐 주셨던 은사님과의 통화의 재회였습니다.
60여 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마주한 그 순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사와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인생은 참으로 신비롭습니다.
한 교실에서 시작된 인연이 수십 년의 세월을 지나 다시 만나고, 그 만남이 또 다른 사명과 책임을 일깨워 줍니다.
사람은 결국 사람을 통해 배우고, 사람을 통해 역사를 기억하며, 사람을 통해 미래를 만들어 갑니다.
그날 금정역 AC호텔 바이 메리어트 스카이라운지에서 원로 문화인들과 나눈 대화는
저에게 하나의 질문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과연 안양의 문화유산을 어떻게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게 전할 것인가."
안양은 문화가 만든 도시입니다
안양은 단순한 행정구역이 아닙니다.
삼막사와 중초사지 당간지주, 안양사 터와 천년의 세월을 지켜온 마애종, 관악산 문화유산, 근대 산업화의 흔적,
동편마울(부림마을)과 재령골,남타령 고개,덕천마을의 공동체 역사, 안양예술공원과 APAP,
김중업건축박물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화적 자산이 축적된 도시입니다.
오늘의 안양은 수많은 예술가와 건축가, 문화운동가, 교육자, 종교인, 시민들의 헌신 위에 세워졌습니다.
안양예술공원도,APAP도,김중업건축박물관도,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선배들의 땀과 열정,
그리고 미래를 향한 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최근 일부 공공미술 작품의 철거와 이전을 둘러싸고 시민들의 우려와 아쉬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철거와 보존의 논쟁을 넘어 보다 큰 질문과 정책 제안을 해야 합니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
작품은 철거될 수 있습니다.
건물은 변화할 수 있습니다.
행정은 바뀔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도시의 정신은 반듯이 남아야 합니다.
기록과 구술은 이어져야 합니다.
역사는 계승되어야 합니다.
왜 안양아트시티회와 안양박물관회가 필요한가
백범 김구 선생께서는 『백범일지』에서 다음과 같은 뜻을 남기셨습니다.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는 가장 부강한 나라가 아니라 가장 아름다운 나라이다."
문화의 힘이야말로 나라와 도시를 품격 있게 만든다는 말씀입니다.
안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도시는 건물만으로 성장하지 않습니다.
문화가 있어야 하고,기억이 있어야 하며,시민의 참여가 있어야 합니다.
문화는 행정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에술인 문학인, 종교인,건축가분들 이어가는 것입니다.
이에 저는 오래전부터 구상해 왔던 시민 참여형 문화유산 보존기구인
「안양아트시티회」또는「안양박물관회」
창립을 시민사회에 제안합니다.
이 조직은 특정인을 비판하거나 행정을 공격하기 위한 단체가 아닙니다.
안양의 문화유산을 시민 스스로 기록하고 연구하며 후원하는 민간 문화협력기구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회,추사박물관회,세계 여러 도시의 박물관 후원회처럼
시민이 문화의 주인이 되는 조직입니다.
제1단계 : 시민 연구모임 결성
먼저 소규모 준비모임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참여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양문화원 관계자
향토사 연구자
건축·예술 전문가
APAP 참여 인사
안양박물관 기증자
원로 문화인
종교계 지도자
청년 문화기획자
일반 시민 후원회원
10~20명 규모의 연구모임만으로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제2단계 : 문화유산 보존정책 제안
주요 사업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공미술 기록사업
철거되거나 이전되는 작품의 역사와 제작배경을 아카이브화
APAP 자료 수집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전 과정 기록
문화유산 해설학교 운영
시민해설사 양성
향토사 연구사업
지역사 자료 발굴 및 정리
학예연구 지원사업
전문 연구자 후원
유물기증 활성화
시민 참여형 기증문화 정착
청소년 역사교육
학교와 연계한 지역사 교육
제3단계 : 공식 조직 창립
향후 다음과 같은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안양박물관회
안양아트시티회
APAP 시민후원회
안양문화유산보존회
행정은 정책을 만들고,
시민은 기억을 지킵니다.
두 축이 함께 갈 때 문화도시는 지속될 수 있습니다.
제4단계 : 구술채록과 기록사업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기록입니다.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기록하지 못한 채 떠나보내고 있습니다.
지금 기록하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질 수 있습니다.
반드시 기록해야 할 대상들입니다.
최승원 선생님을 비롯한 문화기획자
APAP 참여 작가들
김중업 건축정신 계승자들
안양박물관 유물 기증자들
향토사 연구자들
종교·교육·문화 공헌자들
산업화와 도시화를 이끈 원로 시민들
문화유산은 건물만이 아닙니다.
사람도 문화유산입니다.
기억도 문화유산입니다.
정신도 문화유산입니다.
시민이 움직일 때 역사는 살아남습니다
저는 국제로타리 3750활동(성심병원 엄주택원장)과 지역사회 봉사 경험을 통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배웠습니다.
행정에는 임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의 참여는 세대를 이어갑니다.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시민이 움직일 때 문화는 살아남습니다.
시민이 기록할 때 역사는 이어집니다.
시민이 후원할 때 문화유산은 보존됩니다.
안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도시가 될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비판보다 참여,
갈등보다 협력,
철거 논쟁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시민의 힘입니다.
60년 만에 은사님을 다시 만난 그날,
저는 사람과 사람의 인연이 결국 도시의 역사를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습니다.
오늘의 만남이 내일의 문화유산이 되고,
오늘의 기록이 다음 세대의 역사책이 됩니다.
안양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하여 내일의 유산으로 남기는 일.
그것이 지금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장 소중한 문화적 책임이며 시민적 사명입니다.
안양의 문화는 행정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이 이어가는 것입니다.
정책 제안자 : 문화영
안양문화원 이사
향토사 연구가
부림마을 종중유물 기증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