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oice
- Thomas Hardy (1840-1928; 1912)
Woman much missed, how you call to me, call to me,
Saying that now you are not as you were
When you had changed from the one who was all to me,
But as at first, when our day was fair.
Can it be you that I hear? Let me view you, then,
Standing as when I drew near to the town
Where you would wait for me: yes, as I knew you then,
Even to the original air-blue gown!
Or is it only the breeze, in its listlessness
Travelling across the wet mead to me here,
You being ever dissolved to wan wistlessness,
Heard no more again far or near?
Thus I; faltering forward,
Leaves around me falling,
Wind oozing thin through the thorn from norward,
And the woman calling.
목소리
정녕 그리운 여인이여, 그대가 나를 부르는군요, 나를 부르는군요,
이제는 내게 전부였던 사람이었다가 변했던
그 예전의 자기가 아니고
처음, 아름다웠던 그 시절의 자기라고 말하면서.
저게 정말 당신의 소리인가요? 그러면 내 그대를 보게 해주오,
당신이 나를 기다리곤 했던 그 마을 가까이로 내가 다가갈 때
서 있던 그 모습으로, 그렇소, 그때 내가 당신을 알던,
원래 입었던 하늘 파란 드레스까지 입고 있는 그 모습으로 말이오.
아니 혹시 그저 바람인가요, 께느른하게
축축한 초원을 지나 여기 나에게로 불어온 바람,
그대는 영영 창백한 무심함 속으로 사라져
다시는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그 목소리 들리지 않은 채로?
그리하여 나, 비틀거리며 나아가고
내 주위로 잎새들이 떨어지고
바람이 북쪽에서 가시나무 사이로 가늘게 새어나오고
그리고 부르는 여인.
[류주환 역]
* mead = meadow
* wistless = lacking sense or understanding or judgment [일반 사전에
안 나오는 단어임]
* norward = northward
하디는 첫 아내 Emma Gifford와의 결혼 생활이 힘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1912년에 죽은 후에 감동적인
사랑의 시들을 낳게 만들었습니다. 1928년에 하디가 죽었을 때 그의
심장은 Emma의 곁에 묻히고 나머지 유해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찰스 디킨스의 곁에 묻혔다고 합니다.
시에서는 시인이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모습이 손에 잡힐 듯 애상적으로
느껴집니다. 아내는 시인의 전부였고, 사람이 변했습니다. 이제 그녀는
세상에서 사라지고, 초원을 가로질러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 바람 속에서
시인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변했던 그때의 그녀가 아니고 시인의
전부였던 그녀의 모습으로 그녀는 시인을 부릅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만
시인의 염원이 만들어낸 환영이고, 들려오는 건 단순한 바람소리인지도
모릅니다.
읽을수록 느낌이 새로워지는 멋진 시입니다. 저는 진정한 사랑은 짝사랑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두 사람의 짝사랑이 마주사랑이
될 때는 경이이며, 천지는 부르르 떱니다. 시인은 죽은 아내를 향한
가슴 아픈 짝사랑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번역은 영시를 그대로 소개하려다가 급히 해보았습니다. 원시의 뜻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 은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