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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시

[RE]"첫사랑은 맨 처음 사랑이 아니다"

작성자Jane|작성시간06.11.11|조회수383 목록 댓글 2
 

“첫사랑은 맨 처음 사랑이 아니다.”

틱낫한 스님의 설법을 담은 책인데, 제목이 그럴 듯해서 제 책꽂이로 이사 오게 된 책입니다.


제 생각엔 두 번째 사랑이든 세 번째 사랑이든 순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 그 나름으로 어떤 새로운 의미가 있었다면 그것이 첫사랑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숙성했던 제 초등학교 친구 한 명이 5학년 때 같은 학년 남학생을 좋아해서 먼발치에서 걔가 친구들과 축구하는 모습을 즐겨보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종종 제게 너무 멋있지 않으냐고 묻곤 했지요. 제 생각에는 정말 별로였는데요.

그러더니 오륙 개월 후엔 6학년 남학생 한 명을 너무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때 그 아이는 어떻게 됐느냐고 물었더니, 그때는 잘못된 것이었노라고, 이 사람이 진짜 내 첫사랑이라고, 이 마음 절대 변함없을 거라고 하더군요.


제 친구야 짝사랑이니까 탓할 일은 아니지만, 그때 그 사람이나 그때 그 마음보다 지금 이 사람 지금 이 마음이 진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아마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파렴치하다고 몰아부칠 수는 없습니다. 정말로 그들에겐 지금 이 사람의 의미가 더 크게 느껴져서 그런 것일 테니까요.

현재 나의 가슴 속에서 기억 속에서 과거진행형이나 현재진행형을 만들어보아 행복하거나 미소가 떠오르거나 아릿한 마음이거나 회한이 솟구치면 사랑의 범주에 속하겠지만, 밋밋한 느낌이 들거나 상대방이 실망스럽거나 하는 마음이 들면 예전엔 사랑이라고 믿었다 해도 이제는 굳이 그것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구속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사랑에 관한 남녀의 차이를 음미해보고자 합니다.

남자는 힘든 시절엔 처자식 챙기느라 첫사랑을 생각하지 못하다가, 어느 정도 내가 살 만할 때 첫사랑의 여인이 고생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슴 아파하는데 반해, 여자는 고생스러울 때는 옛사랑을 그리워하고, 내가 살 만할 때 옛사랑이 고생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가슴을 쓸어내리고 자신의 행운을 다행스러워하며 남편을 챙기게 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러분의 경우는 어떤가요?

맞는 말 같습니까?


<저 첫사랑의 때>

                    

                 - 박정만-


그대 마음속의

꽃접시나 은쟁반에 올려놓은

햇물의 능금처럼


잘못도 없이

괜히 가슴만 두근거리는

저 눈부신 한 떼의 프락치사건.


열도 없이

병도 없이

주사기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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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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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Tini | 작성시간 05.09.11 맞는 말씀..!
  • 작성자은밤 | 작성시간 05.10.17 [2005. 9. 4. 글입니다. 게시판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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