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by Emily Dickinson (1830~1886))
Dear March, come in!
How glad I am!
I looked for you before.
Put down your hat―
You must have walked―
How out of breath you are!
Dear March, how are you?
And the rest?
Did you leave Nature well?
Oh, March, come right upstairs with me,
I have so much to tell.
3월
(에밀리 디킨슨 / 장영희 역)
3월이시군요, 어서 들어오세요!
오셔서 얼마나 기쁜지요!
일전에 한참 찾았거든요.
모자는 내려놓으시지요―
아마 걸어오셨나 보군요.
그렇게 숨이 차신 걸 보니.
그래서 3월님, 잘 지내셨나요?
다른 분들은요?
‘자연’은 잘 두고 오셨어요?
아, 3월님, 바로 저랑 이층으로 가요.
말씀드릴 게 얼마나 많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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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간결해서 인상에 남았던 시입니다.
3월이 되면 카페에 올리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나이가 나이인지라 깜박하고도 한참 지나버렸습니다.
진작에 3월이라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으면서, 그만 손님이 오신 후에도 한참 동안 바깥에 세워 두었던 무례를 범한 것입니다.
달려오지 않고 걸어왔지만 - 그러나 산보하듯 천천히 오지 않고 부지런히 서둘러 왔는지 - 3월은 숨이 찹니다.
모자는 멋쟁이들의 전유물! 3월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당당하고 은근한 멋을 풍깁니다. 화자는 그런 3월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할 말도 많고, 들을 말도 많은 3월입니다.
한 학교에서 학년이 바뀌고, 또 중학교나 고등학교로 학교가 바뀌고, 대학생이나 취직한 사회 초년생으로 세대가 바뀌는 3월입니다. 조잘조잘 할 말은 많은데 시간은 얼마 안 남은 것 같아 마음은 부지런히 서두르지만, 그래도 3월이 오래 머물렀으면 좋겠기에 오붓한 내 공간 2층으로 모셔 가려고 합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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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jina 작성시간 07.03.11 봄이 참으로 좋습니다. 좋은 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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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은물결 작성시간 07.03.12 긴긴 겨울 내내 3월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 것을 볼 수 있습니다. 3월이 오면 쏟아놓을 말이 너무 많습니다. "3월은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당당하고 은근한 멋을 풍깁니다"라고 말씀하신 것이 참 좋습니다. "A little Madness in the Spring"으로 시작하는 시에서 에밀리 디킨슨은 온갖 초록빛으로 가득 찬 봄풍경 속에서 어릿광대("Clown")가 되어 있는 것을 보여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