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Carpe Diem 시이네요.
아름다운 시화(詩話) 감사합니다. 이렇게 생활 속에서 시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기품 있는 삶을 살고 계시는 Jane님의
고아(高雅)함이 느껴집니다.
잠시 3-4행의 문법에 눈이 갔습니다.
I send you here a wreath of blossoms blown,
And woven flowers at sunset gathered,
Another dawn had seen them ruined, and shed
Loose leaves upon the grass at random strown.
저물녘에 따 모은 이 꽃들 손수 엮어
꽃다발 만들어 당신께 보내드립니다.
내일 아침이면 이 꽃들 다 시들어
꽃잎들 땅위에 이리저리 떨어지리니.
* strown은 큰 사전에는 나오지만 고어이고, strewn으로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행에서 문장이 끝나지 않고 있고, 해석은 미래의 추측으로 번역하고 있는데 반드시
맞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원문(불어이겠지요?)을 찾아보고 싶었지만 시의 내용 상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
보였습니다. 대신 금방 다음과 같은 다른 번역(영역)시를 찾았고, 저의 의문이
풀렸습니다.
Les Amours de Marie: VI
I’m sending you some flowers, that my hand
Picked just now from all this blossoming,
That, if they’d not been gathered this evening,
Tomorrow would be scattered on the ground.
Take this for an example, one that’s sound,
That your beauty, in all its flowering
Will fall, in a moment, quickly withering,
And like the flowers will no more be found.
Time goes by, my lady: time goes by,
Ah! It’s not time but we ourselves who pass,
And soon beneath the silent tomb we lie:
And after death there’ll be no news, alas,
Of these desires of which we are so full:
So love me now, while you are beautiful.
* Note: Ronsard’s Marie was an unidentified country girl from Anjou.
* Source: http://www.tonykline.co.uk/PITBR/French/Ronsard.htm
곧, 시인은 저녁에 활짝 핀 꽃을 손수 따서 꽃다발로 엮어 보내면서 이렇게
꽃다발로 엮이지 않으면 내일 아침에는 땅에 떨어져서 그 아름다움의 가치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의 말씀의 주안점은 해석에서는 꽃의
덧없음을 일반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시 자체에서는 엮이지 않으면 가치가 없어질
거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서 뉘앙스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2연 이하에서 이런 도입이 더 확실히 전개됩니다. 활짝 핀 꽃은 여성의
아름다움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최소한 상대적으로 더 오랜 시간 유지될 가치를
부여하는 '꽃다발로 엮임(그리고 그 전단계로 '꺾임')'은 '나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영어 해석면에서 다시 부연하자면, 3-4행의 "Another dawn had seen ..." 은
"(그렇지 않으면, 곧 내가 꺾어서 꽃다발로 엮지 않았다면) 그 다음 날 새벽에는
시들어서 풀밭 위에 흩뿌려질 것임"을 말하는 가정법 문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의 대의와는 별 상관없는 얘기였습니다. 혹시 안 하는 편이 좋은 그런 얘기인지
모르겠습니다. 시에 대해 무슨 얘기인가를 하려면 시에서 전체적으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하는 얘기를 할 수도 있을 거고, 어떤 특별한 구절에서 어떤 이미지를
떠올렸는지 하는 얘기도 할 수 있을 겁니다. 해석은 실상 그런 것을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이기에 해석 얘기를 하는 것일 뿐이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 은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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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Jane 작성시간 07.11.13 은밤님의 설명을 들으니, 꽃에 대한 일반적인 덧없음을 말하기 보다는, 더 오랜 가치를 부여하는 꽃다발로 엮임을 강조하는 점이 잘 느껴집니다. 제가 인용한 시의 해석이 실린 홈페이지에는 해석을 돕는 여러 설명들이 있는데 (가령 thou art fair는 you are beautiful이라는 뜻의 옛 어법이라고 설명하는 등) 제가 다 적지 못했습니다. 그곳에 strown은 strewn(strew의 과거분사)이라고 해야 옳으나 blown과 운을 맞추기 위해서 strown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되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