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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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밤 작성시간08.05.16 3. 그런데 하디는 처량한 하소연을 하고 있고 이성이 막혀 있습니다. 왜냐하면, 상대방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러 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동정심으로라도 만나러 와주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맞은 사람의 불쌍한 심정이긴 하겠지만 상대방으로서는 그런 상황에서 간다는 것은, 아무리 동정심이 하늘을 가린다 해도 이미 번지수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라서, 있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은 가능합니다. 사랑하지는 않지만 동정심으로 만나주는 일. 그런데 이때는 상대방이 그런 사실을 명확히 밝히지 않는 한 이쪽으로서는 사실을 알기 어려운 게 보통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은 실제 사랑과 구별하기도 어렵고, 이런 것이 진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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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ud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08.05.17 은밤님의 감상은 잘 들었습니다. 은밤님께서 이런 비슷한 상황을 많이 당하셨다니, 저는 믿어지지가 않네요. 대학 시절부터 당시 여학우 분들께 인기가 굉장히 많으셨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마 겸손이시겠지요^^ 저는 은밤님과 견해가 조금 다른데요, 전 이 시가 어느날 여인에게 바람맞은 사람의 처량한 넋두리 정도로 들리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에 이 시의 화자는 자신이 좋아하던 사람을 아주 이상적으로,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선함을 다 갖고있는 그런 천사같은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그 날 오지 않은 것을 보고, 자신이 그 사람에게 가졌었던 환상이 깨지는데서 오는 슬픔이 더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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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ud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08.05.17 이런 설정은 '테스' 라는 소설에서도 '주드' 라는 소설에서도 하디의 소설을 비극적으로 만드는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가령 '테스'에서 에인젤이 테스를 부를 때, 온갖 여신의 이름을 불러가며 테스를 그런 존재로 신격화시키자 테스는 그 사람들은 자기가 아니라며 자기를 그냥 테스라고 불러달라고 합니다. '비운의 쥬드'에서도 처음에 쥬드가 아라벨라를 만났을 때, 아라벨라라는 여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결혼을 했다가 나중에 아라벨라라는 여인이 자기가 생각했던 그런 여인이 아니었음을 알게되고 실망한 나머지 이혼을 하게 되지요. 그렇듯 우리는 처음에 어떤 마음에 드는 상대를 바라볼 때, 그 사람을 그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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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ud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08.05.17 인식을 하지못하고, 거기에 우리의 상상을 덧붙여 그 사람에게 없는 merit까지 붙여가며 그렇지 않은 사람을 그런 사람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거기에 바로 비극의 원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에서도 화자는 아마 처음에 자기가 좋아했던 사람을 그렇게 이상적으로 마음속에서 그렸다가 자기가 사랑했던 사람이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고 큰 충격에 빠지는 거라서, 자신이 바람맞았다고 처량하게 넋두리 한다기 보다는, 상상했던 것과 실재의 괴리감에서 오는 차이가 화자의 마음을 더 괴롭게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처음엔 은밤님과 비슷한 생각을 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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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밤 작성시간08.05.17 ^^ '억지성 독백'이라는 말은 저의 느낌을 장난스레 쓴 것입니다. 시 읽기는 자신에게 느껴오는 것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어떤 거대한 철학이나 어려운 개념 하에서 시를 쓴 것이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시는 그 순간 재미 없어지며, 그런 시 읽기는 제가 가장 경계하는 행위가 될 따름입니다. 창작 시와 소설이라면 작가는 그 작품 하나로서 전달할 수 있는 것을 다 전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역시 작가와 작품은 그다지 독립시키기 어려운 경우도 많긴 하지요. 그런데 그런 작품일수록 작품성이나 작품의 생명력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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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밤 작성시간08.05.17 Jude 님 자신의 번역인 줄 몰랐네요. 번역이 자연스레 잘 되어 있는데 그 부분은 그냥 두면 원문의 의도와 동떨어져 보여서 지적했던 것입니다. 제가 2002년에 이 시를 번역하고 소개하고 했었는데, 저는 직역으로 딱딱하게 했었거든요. 저의 대부분의 접근 방법이 원문의 직접적인 뜻이 이러하니까 원문을 읽을 때 참조하고, 감동은 원문에서 직접 느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었거든요. 그래서 가급적 직역을 해서 제시하곤 했었지요. 하지만 항상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시 번역은 새로운 창작임이 분명합니다. 번역시는 항상 번역자의 이름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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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ude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08.05.18 은물결님 안녕하세요. 항상 좋은 시 소개해 주셔서 감사하게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 하디 시 'Hap' 도 소개해 주신 적 있으시지요?^^ 저랑 좋아하는 작가가 몇명 겹치네요. 저도 피츠제럴드, 헤밍웨이, 그리고 전 셰익스피어 drama 중에선 'King Lear'를 참 좋아합니다. 앞으로 은물결님과 이 곳에서 많은 교류를 나누고 싶습니다.^^ 은밤님께서 이 시를 예전에 번역하신 줄이 있으신지는 몰랐습니다. 제가 알았더라면 굳이 좋은 번역을 놔두고 어설픈 번역을 하려고 하지 않았을텐데..원래 저는 실명을 밝히기가 조금 그래서 처음엔 Jude 역으로 하려고 했는데, 공지문에 반드시 실명을 써야 한다는 언급이 있어 실명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