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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시

i carry your heart with me(i carry it in) : E.E.Cummings

작성자Jane|작성시간08.12.24|조회수978 목록 댓글 2


 i carry your heart with me(i carry it in)


            (E. E. Cummings)

       

i carry your heart with me(i carry it in

my heart)i am never without it(anywhere

i go you go,my dear;and whatever is done

by only me is your doing, my darling)


                                                       i fear

no fate(for you are my fate,my sweet)i want

no world(for beautiful you are my world,my true)

and it's you are whatever a moon has always meant

and whatever a sun will always sing is you


here is the deepest secret nobody knows

(here is the root of the root and the bud of the bud

and the sky of the sky of a tree called life;which grows

higher than soul can hope or mind can hide)

and this is the wonder that's keeping the stars apart


i carry your heart(i carry it in my heart)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손현숙 역)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내 마음속에 지니고

다닙니다) 한번도 그러하지 아니 할 때가 없습니다 (내가 가는 곳은

어디든, 그대여, 당신도 갑니다. 내 홀로 무엇을 하든

그건 당신이 하는 일입니다. 님이여)


                                                   나는 운명이

두렵지 않습니다 (님이여, 당신이 내 운명이기에) 나는 세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이여, 아름다운 당신이 내 세계이기에)

달이 늘 의미해 왔던 것이 바로 당신이요

해가 늘 부르게 될 노래가 바로 당신입니다


여기에 아무도 모르는 가장 깊은 비밀이 있고

(여기에 생명이라는 나무의 뿌리의 뿌리와

싹의 싹과 하늘의 하늘이 있고 그것은 영혼이

희망하고 마음이 숨을 수 있는 것보다 더 크게 자랍니다)

그리고 이것이 별들을 서로 떨어져 있게 하는 경이입니다


나는 당신의 마음을 지니고 다닙니다 (내 마음속에 지니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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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화센터 영시반에서 배운 시를 소개합니다. 저는 몇 년 전에도 한번 배운 적이 있는데, 언제 읽어도 참 좋은 시입니다.


수업 시작 전에 나눠 준 프린트를 보고 선생님께 ‘I'가 'i'로 잘못 인쇄된 것 같다고 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하버드대학에서 영문학과 고전문학을 전공했던 시인이 대학 재학 시절에 몇몇 친구와 시집을 펴내었는데, 이 시집에 식자공의 실수로 그의 이름과 나를 뜻하는 영어  I 자가 소문자로 인쇄된 것이 계기가 되어 자신의 이름을 소문자로 바꾸는 것을 법률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하셨습니다.(공식적인 이름은 E. E. Cummings가 맞지요.)

그는 모더니즘 시인의 영향을 받아 시각에 호소하는 특이한 스타일의 실험적 시를 많이 썼는데, 예를 들어 대문자를 사용하지 않고, 구두점을 생략하거나 띄어쓰기에 구애받지도 않고 단어를 마음대로 잘라내기도 하여 언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강한 정서를 환기시키는 데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이 시의 1연에서, 첫 문장이 끝나고 첫 행의 괄호 안 ‘i carry it in my heart'가  띄어쓰기도 하지 않은 채 숨 가쁘게 바로 이어지는 것도 감정의 절박성을 호소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도 있습니다.

2연에서, 중립적 의미인 ‘destiny’보다 불운한 운명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fate’와 'my sweet'를 숨표 뒤에 바로 붙여 쓴 것도 운명과 사랑하는 대상의 동질성을 강조하며, 아무리 비참한 운명이어도 당신과 함께라면 달콤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것이겠지요. 또 beautiful이 you라는 대명사를 수식하는 것은 일상어에서는 어색하지만, 시인은 의도적으로 ‘beautiful you’라는 어법을 친근하게 쓰고 있습니다.


시에 대한 감상을 나눌 때,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30대 후반의 아가씨는 이런 시로 구애를 하는 사람이면 넘어갈 것 같다고 했고, 어떤 분은 몇 번의 사랑을 돌이켜 보면 그때의 마음이 꼭 이랬다고 하셨습니다. 사랑의 대상으로 하나님이 떠오른다는 분도 계셨지요.

제게 이 시를 읽고 누가 떠오르느냐고 하기에 저는 ‘남편’이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부러움과 약간의 야유(?)를 받았지요. 그런데 늘 제 마음에 남편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사실이니까요.

별다른 크리스마스 선물도 준비 못했는데, 남편에게 이 시를 읽어 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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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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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estere | 작성시간 08.12.24 와.. 멋지십니다. 아름다운 시 한편.. 엘가의 사랑의 인사가 떠오릅니다. 젊을때 저도 그런 시를 바치고 싶은 어떤 사람이 있었는데.. 시상 마구 떠오르던 시절 이였지요..^^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세요.. Jane님은 불교신자 이신데도 크리스마스가 어떤 의미가 부여 되는군요.^^ 행복한 매일 되셔요.. 주위를 환하게 비춰주는 작은 등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 작성자놀란토끼눈 | 작성시간 09.01.05 늘 사랑 하는 분을 맘속에 지니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 분안에서 제 생애가 끝이나면 좋겠습니다.벌써 또 다른 해가 손을 내밀었습니다. 의미로운 한 해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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