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한 소설 작품이 미국 시장에 진출해 미국 독자를 사로잡으면서, 베스트셀러 대열에 들어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 170만 부가 팔릴 만큼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작품으로, 미국 문학 출판의 명가라 할 수 있는 크노프(Knopf) 출판사에 영문 번역 판권이 팔렸고, 긴 시간의 번역과 편집 과정을 거쳐 출간됐다. 영문판은 현재 총 24개국에서 번역되어 출간됐으며, 미국 현지의 반응에 힘입어 더 많은 언어권으로의 진출도 예상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 지(紙)에서도 이례적으로 두 번의 서평을 쓰기도 했다. 그런데 찬물을 끼얹듯 한 미국 교수가, 이질적인 문화의 내용으로 울음을 자아내는 책을 읽으며 “자기 연민에 빠질 것이냐?(Why wallow in self-pity?)”라며, ‘김치 냄새 나는(kimchi-scented) 소설’이라고 비하하는 표현까지 써 가며 혹평을 해 국내 팬들의 공분을 샀다.
“자기 연민에 빠질 것이냐?(Why wallow in self-pity?)”에서 ‘wallow in’은 ‘~에 빠지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표현이다.
[예문 1] She spent the entire day wallowing in self-pity.
그녀는 자기 연민에 빠져 하루를 보냈다.
[예문 2] People who wallow in self-pity usually go around in a bad mood.
자기 연민에 빠진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기분이 울적해 있다.
혹평에 사용된 ‘자기 연민’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영국 작가 데이비드 로렌스(1885~1930, David Herbert Lawrence)는 채털리 부인의 사랑(Lady Chatterley’s Lover)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 외에도 단편 소설, 시집, 여행기, 평론집 등 다양한 작품을 집필했다. 그의 시 한편이 데미 무어 주연의 영화 ‘지.아이.제인(G.I. Jane, 1997)’에 소개된 적이 있다. 네이비씰이 되기 위한 혹독한 훈련 과정을 모두 마친 졸업식 날, 선임 교관은 최초의 여성 네이비 씰인 주인공에게 데이비드 로렌스의 시집을 주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 등장한 시(詩)의 제목은 ‘자기 연민(自己憐憫)’을 의미하는 ‘Self Pity’였다. 자기 자신이 불쌍하고, 되는 일도 없이 운도 나쁘고, 알아 주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는 우울한 감정인 ‘자기 연민’에 빠지지 말라는 충고이기도 하다.
Self Pity
I never saw a wild thing sorry for itself.
A small bird will drop frozen dead from a bough without ever having felt sorry for itself.
자기 연민(自己憐憫)
나는 자신을 동정하는 야생 동물을 본 적이 없다.
꽁꽁 얼어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죽은 작은 새 조차도 자신을 동정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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