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우스개처럼 사용하는 속담 중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 되는가?’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치장을 하고 예쁘게 보이려 해도, 원래의 미모가 부족한 경우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이다. 이 말을 여성에게 눈치 없이 했을 경우에는 성차별이라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으므로, 어떤 상황에서 이 말을 쓸지 정확히 판단하는 게 좋다.
그런데 미국에도 이와 같은 의미의 속담이 있는데, ‘돼지에게 립스틱 바르기’라는 말이다. 아무리 예쁘게 립스틱을 돼지에게 발라도 여전히 돼지는 돼지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말을 잘못 썼다가 호되게 당한 사람이 있다. 현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전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페일린을 빗대어 이 말을 썼다. 여론이 성차별 발언이라며 공격하자, 오바마는 페일린을 돼지에 비유한 것이 아니라, 자신은 페일린을 립스틱에 비유하였고 돼지로 비유한 것은 공화당의 보수적이고 꽉 막힌 정책이라고 해명했다.
‘돼지에 립스틱 바르기’의 영어 표현은 ‘put lipstick on a pig’이다.
[예문 1] You can put lipstick on a pig, but it’s still a pig.
돼지에 립스틱을 바를 수는 있지만, 그것은 여전히 돼지입니다.
[예문 2] That plan would be like putting lipstick on a pig.
그 계획안은 마치 돼지에게 립스틱을 바르는 것과 같군요.
[예문 3] I don’t like to use this term, but the latest proposal I see is putting lipstick on a pig.
이런 말까지 쓰고 싶지는 않지만 제가 본 최근의 제안서는 돼지에게 립스틱을 바르는 행위처럼 보입니다.
립스틱은 5000년 전부터 인류가 사용해 온 화장품이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이 준보석을 갈아 입술과 눈에 발랐고, 고대 인더스 문명에서도 립스틱을 썼던 것으로 전해진다. 클레오파트라는 딱정벌레와 개미와 같은 곤충에서 추출한 붉은색으로 입술 화장을 했다고 한다. 립스틱이 널리 퍼지게 된 것은 16세기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가 하얀 얼굴에 붉은 입술 화장법을 유행시키면서부터다.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 립스틱과 지저분한 동물로 알려진 돼지와의 극단적인 만남으로 만들어진 표현, 이것이 바로 put lipstick on a pig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