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학원을 굉장히 자주 바꾸는 편입니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에 학원의 수업 방식이 저랑 맞지 않는다면 바로 끊는 바람에 한 달 만에 끊은 학원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3학년 수험생활 1년 내내 제가 떠날 수 없었던 유일한 선생님이 바로 이민규 선생님입니다. 이민규 선생님께서는 항상 수업을 재미있게 이끌어가셨습니다. 만일 재밌기만 했다면 저는 선생님을 떠났을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런 재미가, 제 수험생활에 여러모로 생명수가 되어주었어요. 맨 처음에 EBS의 방대한 지문 양에 저는 벙쪄서 ‘이걸 어떻게 해ㅋㅋ 이번 수능은 그냥 보겠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수능 직전 3일동안 다른 과목을 병행하면서도 영어 수능 연계교재 6권을 모두 볼 수 있었던,(1시간에 120지문을!) 괴력을 가능하게 한 것은 이민규 선생님의 강의였습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복습을 안 할 때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민규 선생님의 원맨쇼는, 방금 보고 나온 영화처럼 한 장면 한 장면 제 EBS 지문 위에서 다시 재생되고 있었습니다. 수업뿐만이 아닙니다. 만일 성적만 쑥쑥 올려주는 ‘좋은 강사’였다면, 저는 이렇게 정성들여 수강후기를 쓰지 않았겠죠! 수능을 앞두고, 8월 말이었나요. 수능이 하나도 안 반영되는 연세대학교 국제학부에 반해버린 제가 무기력한 삶을 보내다가 선생님께 고민을 상담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선생님은 오히려 저에게 ‘멋있다.’라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수능이 아니라 더 미래를 위해서, 국제학부를 위해서 영어 공부, 현재의 공부에 더욱 매진하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이 세상에 어떤 ‘입시 외국어’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이런 고민을 다른 입시 선생님께 말한 적이 있었는데, 다른 선생님은 ‘왜 미래가 불확실한 그런 곳에 가려 하느냐’라는 말로 절 더욱 의기소침하게 만드셨습니다. 이민규 선생님은 ‘돈’이 아니라 ‘꿈’으로 학생을 판단하는 진짜 ‘선생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날 선생님의 말씀을 안 듣고, ‘미래가 불확실한 국제학부’라는 말만 들었다면, 국제학부(그것도 세 개나!)의 합격이 지금처럼 자랑이었을까요. 또, 국제학부 합격 소식을 선생님께 전해드렸을 때, 900명이 넘는 학생 중에 저를 기억하고 축하해 주셨던 것은 저를 또 한 번 감동하게 하였습니다. 이민규 선생님이 계셨기 때문에 저에게 ‘입시’는 마냥 차갑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민규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민규 선생님 조교 선생님들도 일 년 동안 고마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