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를 오래 사용하다보면 제일 많이 고장 나는 것이 바로 지퍼입니다. 지퍼 고장에 대해 말하려면, 우선 지퍼의 구조에 대해 이해가 필요합니다. 지퍼는 슬라이드와 레일, 그리고 덮개로 이뤄집니다. 슬라이드란 우리가 손으로 잡고 여닫는 부분을 말하고, 레일은 그 슬라이드가 잠그고 열어주는 지퍼 길을 말합니다. 덮개는 방수를 목적으로 지퍼 레일을 덮어주는 텐트의 구조물을 말하는 것이고요. 흔히 지퍼라 하면 앞의 두 가지, 슬라이드와 레일이 되겠지요.
지퍼를 사용하면서 흔히 발생하는 고장은 1. 슬라이드의 벌어짐, 2. 레일의 이 빠짐, 3. 슬라이드에 의한 지퍼 덮개의 씹힘 등이 대표적입니다.
슬라이드는 레일이 앞으로 양 갈래로 들어와서 뒤로는 한 갈래로 나가도록 되어있습니다. 슬라이드 안에서 두 레일이 합쳐지는 것이지요. 지퍼를 여닫는 일이 반복되면 슬라이드의 위아래 사이가 점점 벌어져서 레일을 꽉 눌러주지 못하고, 이에 잠궈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잠궜다고 생각했던 레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제일 흔히 보는 고장의 유형입니다. 이 경우 임시 조치로 플라이어 같은 집개로 슬라이드 뒤쪽을 살짝, 아주 살짝 눌러주는 것입니다. 심하게 누를 경우 슬라이드를 아주 못 쓰게 만들 수도 있으니 주의합니다. 임시 조치로도 슬라이드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정식으로 수리받아야 합니다. 수리 과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상단 지퍼 레일 끝의 재봉을 살짝 뜯고 슬라이드를 교체하면 그만입니다. 교체 시간은 채 몇 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반면 레일의 이가 빠지는 것은 상황이 매우 안 좋은 것입니다. 이는 부분 수리가 어렵고 레일 전체를 교환받아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수리비도 많이 들겠지요.
덮개의 씹힘은 대부분 사용상의 부주의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덮개가 너덜너덜해지면 보기도 좋지 않고, 더 큰 문제는 한 번 씹히면 계속해서 씹힌다는 것입니다. 임시 조치로 손상된 덮개에 투명 테입을 붙이거나, 아예 수리용으로 나온 패치로 수선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씹힘이 발생하면 바로 수리를 하여 상처 부위가 커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퍼를 여닫는 법을 제대로 익혀야 합니다. 지퍼를 여닫을 때는 슬라이드를 잡은 손의 남는 손가락을 이용하여 덮개를 살짝 들어올려주면 덮개가 슬라이드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잘 가르쳐야겠지요.
또한, 텐트 설치 시 지퍼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펙을 박아야 합니다. 특히 리빙쉘 측면 문 같은 경우 구조상 좌우로 텐션을 많이 받게 되는데, 다시 말하자면 세로로 닫힌 지퍼를 양쪽으로 계속 잡아당기는 모양이라는 의미입니다. 팽팽한 상태로 계속 지퍼를 사용하게 되면 아무래도 고장이 날 확률이 커질 수밖에 없겠지요. 이에 측면 출입구의 하단 펙을 박을 때는 텐션의 반대 방향, 즉 지퍼쪽으로 웨빙 끈을 끌어당겨서 텐션을 줄여줘야 합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폴대는 측면 C형 두 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