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세 곳의 성을 돌아볼 예정.
오즈성, 고치성, 마츠야마성... 그 중 오즈성은 제일 작은 성이다.
가류산장에서는 차로 약 5분 거리.
저녁부터는 비 예보가 있지만 아직까지는 파란 하늘. 파란하늘과 흰구름을 배경으로 작은 성이 마치 그림같다.
원래는 아래 시민문화회관에 주차를하고 언덕을 올라와야 했는데 어쩌다 보니 성 입구에 잠시 차를 세우고 둘러보았다.
다른 이름으로는 지조산에 있다하여 지조 산성이라고도 불리며, 히지 성(比志城)으로도 불리고 있다.
태평양 전쟁이후 일본에서 처음으로 전통공법으로 천수각이 복원된 성이다.
2004년에 100% 목재만을 사용하여 새롭게 복원된 이 성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목조 성(19.15m)을 자랑하며, '일본 100대 명성'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오즈성은 4기 망루 이외는 문화재로 등록되어있지 않다보니 일년에 약200일 정도 캐슬스테이가 가능하단다.
마치 내가 성주가 된 듯한 기분으로 성에서의 하룻밤도 꽤 재미있을 듯하다. 숙박예약
에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의 배경으로도 나왔던 오즈성의 모습
지나는 길에 잠시 들렀지만 사람도 없고 한적한 작은 성의 느낌이 나름 인상적이었다.
마을도 천천히 돌아보면 좋았겠지만 갈길이 바빠 아쉬움을 남기고 오즈를 떠난다.
다음 목적지인 유스하라 마을까지는 약 1시간 20분 소요.
시코쿠 산맥 서쪽 해발 1455미터 산속에 있는 유스하라는 면적 90%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야말로 '구름 위의 마을'이라 할 수 있으며 역사적으로는 일본 근대화의 영웅 사카모토 료마가 탈번한 길목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의 유스하라 마을로 알려지게 된 계기는 2020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을 설계한 유명 건축가 쿠마켄고가 지역 자원을 활용해 다섯개의 공공 건축물을 짓게되면서 이 작은 산간마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다.
http://www.town.yusuhara.kochi.jp/kanko/kuma-kengo-museum/
마을에서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주차하기 좋은 '유스하라 종합청사'.
쿠마 켄고와 게이오 기주쿠 대학 이공학부 시스템 설계공학과가 2006년 10월 공동으로 완공한 건물로 실내에는 정자같은 휴식공간이 있어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교류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행정업무를 보는 공공청사이지만 오픈 시간에는 누구든지 내부를 자유롭게 참관할 수 있다.
마을 청사 골목길 건너편에는 목조 극장 '유스하라 좌'가 있다.
고치현 내에 몇 곳 남지 않은 다이쇼 시기에 세운 목조 전통 극장이 노화로 인해 철거될 위기에 처했을때 쿠마 켄고는 목조 전통 극장 보존 프로젝트에 참가하면서 유스하라 마을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쿠마 켄고는 이 목조 전통 극장 프로젝트 후 건축가로서의 큰 전환점이되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쿠마 건축의 특징인 목조 건축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마을 행사가 가끔 열리는지 음향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극장 앞의 작은 놀이터 '야마가라 공원'
올 때마다 이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은 물론이고 사람들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아이들이 있기는 한가?
유스하라의 쿠마켄고 건축물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구름 위의 도서관'
내부는 이 지역에서 생산된 삼나무를 활용해 마치 숲 속에 들어온 듯 설계되어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 든다.
실내 정숙 개념의 조용한 도서관이 아니라 마을 주민들의 소통과 휴식의 장소로서 존재하는 듯.
낯선 관광객들도 부담없이 둘러보고 쉬었다 갈 수 있다는 점이 이 마을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
한국어로 된 책이 있는지 찾아보았지만 없고 한강 작가의 일본어 번역본만이 있었다.
도서관 한켠에 있는 카페에서 음료와 함께 잠시 휴식. 커피 한잔에 200엔~
도서관을 나와 큰 길쪽으로 슬슬 걸어내려오면 독특한 외관의 '마르쉐 유스하라'가 나온다.
1층은 지역 특산품등을 파는 마르쉐, 2층 이상은 구름 위의 호텔 별관으로 2010년 완공.
도로를 향한 한쪽 외벽을 볏짚으로 마감한 것이 특징이다.
검은색으로 변한 볏짚들을 보며 문득 저것들을 교체하는 일도 만만치 않겠다는생각이 들었다.
다들 매장을 둘러보기만 할 뿐...
처음 유스하라를 찾았을 때 이곳에서 묵었던 적이 있었는데 쿠마켄고 갤러리에 있는 온천 시설 이용권이 포함되어 저녁에 온천을 다녀 온 것이 기억에 남는다. 시간에 맞춰 셔틀버스가 다닌다.
마을 중심 거리를 걷는데 특이하게도 가로수가 산딸나무.
만개한 하얀 산딸나무 꽃길에 이야기 꽃을 더하며 구름 위의 마을을 한가롭게 걸어본다.
예전 우리의 저녁식사를 해결해 주었던 마을의 유일한 슈퍼.
하늘을 보니 점차 검은 구름이 밀려오는 것같아 마음이 조급해진다.
유스하라 마을의 마지막 방문지는 마을에서 차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쿠마 켄고 갤러리'
한쪽으로는 온천시설이 함께 있다.
건축 자체가 하나의 전시공간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쿠마켄고의 건축 철학과 유스하라 지역 문화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안내에 따르면 유스하라 마을에서 나는 삼나무를 사용해 유스하라정의 삼림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컨셉으로 세워진 「목조 다리」는 다층의 나무 구조가 목조 다리 내부에 비치는 햇빛을 따라 마치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통과하는 듯한 빛과 그림자의 효과를 연출한다고.
여기가 바로 실제 전시공간인 셈.
다리의 건축 방식은 기둥 위에 지붕을 받치며 짜올리는 일본의 전통 목조 건축 공법을 살려 쇠못을 사용하지 않는 장부 방식으로 나무를 쌓아 다리 몸체를 만들었다고 한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니 이 또한 하나의 미학적 조형물로 보인다.
아침 일찍 출발해 여행을 시작하다보니 첫날부터 하루 일정이 꽉 채워져 발걸음이 바쁘다.
이제 오늘 우리의 숙소가 있는 시코쿠 카르스트 텐구고원을 향해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