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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마일 섬 원전사고와 대응

작성자환경|작성시간16.05.10|조회수428 목록 댓글 0

[원자력/원전/원전사고] 스리마일 섬 원전사고와 대응

2016.03.21. 10:58

 

스리마일 섬 원전사고와 대응

스리마일 섬의 원전 모습. 왼쪽 2기가 사고가 난 2호기, 오른쪽 1호기는 현재도 작동중이다. ※출처 : 셔터스톡

1979328일 새벽 4. 상업운전 4개월째를 맞던 스리마일(Three Mile Island Nuclear Generating Station, TMI)섬 원전 제어실에 비상이 걸렸어요. 2기의 원전 가운데 TMI 2호기의 원자로 노심의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치솟았기 때문이었죠. 당시 원전 제어실에는 100여 개가 넘는 자동 경보장치가 위험 신호를 수없이 울려대고 있었지만 원전 운전원은 경보가 울리는 원인을 찾아낼 수 없었어요. 그러는 사이 노심의 온도는 2000도 이상까지 올라가고 핵연료봉은 녹아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대재앙이 바로 코앞에 와 있는 상황이었죠.

원자로 냉각수 펌프 고장으로 시작된 원전 사고

사고는 TMI 2호기 원자로에 냉각수를 보급하는 펌프가 고장이 나면서부터였어요. 냉각수 펌프 고장으로 원자로에 냉각수가 공급되지 않자, 사고 발생 8초 후 원전의 비상정지기능이 자동으로 가동되면서 핵연료봉이 더는 핵분열 하지 못하게 만드는 제어봉이 원자로에 삽입되었습니다. 이로써 추가 핵분열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미 발생한 잔열이 문제였어요. 사고 발생 14초 후에는 냉각수 펌프 고장시 작동되는 비상 펌프가 가동됐지만 이마저도 3개의 펌프 가운데 2개가 정비 실수로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닫혀 있어야 할 원자로 압력제거밸브도 열려 있으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졌습니다. 열려 있는 밸브로 그나마 공급되던 냉각수가 원자로를 식히지 못하고 증기로 새어 나가 버렸고 2차로 냉각수를 공급해야 할 밸브는 또 닫혀 있는 바람에 2차 냉각도 정지하고 맙니다. 결국, 냉각수는 모두 증발되 수증기로 날아가 버리고 핵연료봉이 외부로 노출되고 만 것이죠.

이때 핵연료를 싸고 있던 지르코늄 합금연료봉이 공기와 반응하면서 대량의 수소가스가 발생해 소규모의 폭발이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원자로나 건물의 손상이 갈 정도의 폭발은 아니었으나 몹시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은 이 수소 폭발로 원자로 상부 구조물이 파괴되었습니다) 게다가 핵연료마저 노심용융이 진행되면서 그 피해는 커졌으나 다행히 원자로 용기를 뚫고 나오지 않아 더 큰 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이후 사고 발생 후 2시간 후인 새벽 6시 사고원인이 파악되면서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었습니다.

사고 당시 TMI 원전 제어실 모습. ※출처 : Three Mile Island '79, 30 years on 보고서

사고 당시 100여 개가 넘는 경고등에 불이 동시에 들어와 원전 운전원이 정확한 원인 파악을 할 수 없었으며

위험 신호를 나타내는 램프는 각종 장치에 달려있던 종이 라벨로 인해 가려 있어 사고 초기 사태 파악을 하는데 실패했다.

※출처 : Three Mile Island '79, 30 years on 보고서

TMI 원전 사고 대응과 사고 수습

사고 발생 5일 후 197941TMI에 방문한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출처 : 위키피디아

대형 수소폭발과 노심 용융으로 인한 원자로 용기 파손과 같은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지만, 소규모의 수소폭발과 노심 용융으로 원자로격납건물의 방사능 오염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TMI 2호기의 이상 상황이 발생한 지 3시간 후인 아침 7시 발전소의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사고 수습 직원들을 뺀 나머지 직원들의 대피가 이루어졌습니다. 사고 수습에는 원전 제어실 직원과 전력회사(Met Ed), 스리마일 섬 지자체, 펜실베이니아 주 정부,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에너지성, 백악관을 비롯해 여러 기관이 참여해 사고의 발생 원인 파악 및 사태 수습에 들어갔습니다. 원자로를 정상 상태로 복귀하려는 노력과 함께 원자로의 피해 상황에 대한 분석이 들어갔으며 원자력 발전소 여러 지점에서 방사능 오염 여부를 측정하기도 했습니다.

TMI 2호기의 사고는 분명 위험한 사고였지만 적절한 대응과 조치로 재난까지 가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원전 사고가 아닌 정확한 사고에 대한 발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잘못된 방사능 오염 수치들이 여과 없이 발표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것이었습니다. 사고 이틀 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원전 반경 5마일(8km) 이내의 임산부와 미취학 아동들을 대상으로 대피 권고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를 심각한 상황으로 인지한 주민 20여 만 명이 공황 상태에 빠져 도심을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나온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그 당시 공중에서 이루어진 피폭량은 자연 방사선에도 못 미치는 양이었다고 합니다. TMI 2호기 반경 16km 이내에 있었던 주민들이 방사능에 노출된 수준은 X선 촬영의 2~3회에도 못 미치는 양이었던 거죠.

하지만 원자로 노심이 융용 되는 사고이기 때문에 국제원자력사건등급(INES)에서는 TMI 사고를 최고 7등급보다 2단계 아래인 5등급으로 지정하였습니다.

TMI 사고에 대해 발표하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출처 : Three Mile Island '79, 30 years on 보고서

결국 인재

TMI 원전 사고는 미국의 원자력 에너지 역사상 가장 심각한 사고로 기록되었습니다. 이 사고로 미국민들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을 하게 되었고 원전 기관과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국민 신뢰는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미국의 원전 정책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검토하게 되었죠. 이로 인해 미국은 당시 총 129기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승인되었지만, 이 사고로 인해 이미 공사가 시작되고 있던 53개를 제외한 나머지 원전 건설 계획은 취소되었습니다.

TMI 사고에 대한 조사도 케메니 위원회(대통령 직속 스리마일 섬 조사위원회인)를 통해 6개월간 진행되었고 최종 결론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습니다. “단순한 사건이 중대하고 심각한 사고로 발전하게 된 가장 결정적 원인은 원자력 운전원의 부적절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운전원들의 훈련 부족, 명확한 운전절차규정 미비, 과거 사소한 사건들이 암시하는 바를 알아채지 못한 운영진의 잘못, 제어실의 설계 결함 등, 많은 요인이 운전원의 부적절한 행동에 일조했다.” TMI 사고의 원인을 운전원의 조작 실수로 결정 내린 것이죠.

현재 가동이 멈추지 않은 TMI 1호기는 발전을 계속하고 있으며 스리마일 섬의 주민들은 사고 이후부터 지금까지 비상 상황에 대비해 6개월에 한 번씩 대피 훈련을 한다고 합니다. 비상 사이렌이 울리면 50마일(80km) 떨어진 타워 시로 대피하는 건데요 37년이 지난 지금까지 스리마일 섬의 원전 사고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죠.

TMI 2호기 사고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냉각수 펌프 고장으로 원자로에 냉각수가 공급되지 못하자 원자로 내의 온도가 올라 핵 연료가 노심용융되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출처 :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N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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