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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조 5 [칼럼] 돌아온 글래디에이터, 김현종과 K방산의 재정비

작성자토우,|작성시간26.06.10|조회수14 목록 댓글 0

[칼럼] 돌아온 글래디에이터, 김현종과 K-방산의 재정비

그가 돌아왔다.

1년이 넘는 침묵 끝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인물은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다. 그리고 그의 복귀 무대는 정치권이 아니라 대한민국 방산업계였다.

2년 넘게 대한민국 방산업계는 불필요한 분열로 몸살을 앓아 왔다. 국내 대표 지상 방산 전시회인 KADEX와 DX KOREA가 각각 개최되면서 기업들은 중복 참가에 따른 비용과 인력 부담을 떠안아야 했고, 국외 바이어들 역시 혼선을 겪어야 했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할 대한민국 방산업계가 정작 내부에서는 둘로 갈라져 소모적인 경쟁을 반복했던 셈이다.

그런데 최근 두 전시회가 오는 9월 킨텍스에서 통합 개최를 선언했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갈등이 봉합된 것이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공동 조직 위원장을 맡은 김현종의 역할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김현종은 대한민국 외교·통상·안보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력을 가진 인물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통상교섭본부장을 맡은 김현종은 미국·EU 등 주요 경제권을 포함한 45개국과의 FTA 협상을 진두지휘하며 대한민국 기업들의 시장을 전 세계로 확장하게 시켰고, 대한민국을 세계 통상 질서의 수동적 참여국에서 규칙을 만들어가는 핵심 협상국으로 도약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서는 42년간 대한민국의 미사일 개발을 제약해 왔던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 과정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미사일과 우주발사체 개발 주권 확대의 길을 열었다. 또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통상 협상에서는 철강 관세 문제를 놓고 정면 대결을 벌이며 대한민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물러서지 않는 협상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통상과 안보, 외교를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해 사고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인물은 대한민국에서도 손에 꼽힌다. 그래서 김현종의 이름 앞에는 언제나 ‘협상가’, ‘전략가’, 그리고 ‘글래디에이터’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런 인물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오랫동안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은 의외였다. 정치권에서는 안보실장이나 외교부 장관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지만 실제로는 어떤 공직도 맡지 않았다.

그러나 공직 여부와 관계없이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안보 철학을 공유하며 물밑에서 역할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권 안팎의 여러 영입 제안에도 응하지 않았다는 점은 그의 선택이 단순히 자리를 좇는 차원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발탁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곁에 둔 인물.

김현종은 언제나 강한 추진력과 타협하지 않는 협상 스타일로 평가받아 왔다. 누군가는 그를 부담스러운 인물이라고 말하지만, 국제 협상과 국가 경쟁의 무대에서는 바로 그런 성향이 강력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지금 세계는 공급망 경쟁과 지정학적 갈등, 안보 블록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시대를 맞고 있다. 방산 수출 역시 더 이상 무기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외교와 안보, 통상 네트워크가 결합한 국가 간 총력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ADEX와 DX KOREA의 통합은 단순한 전시회 통합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분산된 역량을 하나로 모아 세계 시장을 향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 김현종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방산은 더 이상 무기를 파는 산업이 아니다. 외교와 안보, 통상과 기술, 국가 신뢰도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종합 전략 산업이다. 그런 시대에 45개국과의 FTA 협상을 이끌었고, 42년간 이어진 미사일 지침 종료 과정에 참여했던 김현종의 복귀는 단순한 인사 뉴스가 아니다. 그것은 이재명 정부가 K-방산과 국가 경쟁력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다.

김현종을 보고 있노라면 국정원 제1차장을 지낸 홍장원이 떠오른다. 스포트라이트보다 임무를 우선하고, 정치적 계산보다 국가 이익을 앞세우며, 결정적인 순간에는 물러서지 않는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묘하게 닮았다.

그가 돌아왔다.

그리고 그의 전장은 여전히 정치가 아니라 국익이다.

■ 캡처 뉴스 2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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