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에의 강요
김승희
나는 자유에 대하여 잘 모른다
자유에 대하여 말하는 순간에
자유는 없어진다
자유롭게 살아라, 고 하는데
로그인을 하는 순간에 인류 속의 내 자유는 사라진다
아니라고 한다
묶인 것은 풀어지고 또 끊어지고
뇌가 무겁고 뼈가 무겁고 창자가 무겁고
유방이 무겁고 자궁이 무거워
자유는 가벼울 수 없다
자유에 대하여 나는 그렇게 자유를 모른다
신에 대하여 부정신학으로만 말할 수 있는 것처럼
자유도 부정으로만 말하고
아니라고 한다
자유는 속박이 아니고 억압이 아니고
새장 속의 새가 아니고
바람이 금기가 아니고
자유롭다는 말이 도망을 가며 또
도망칠 곳을 지웠다
이 세상에 태어나 로그인을 하는 순간에
자유는 없다
아니라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바람 부는 나뭇잎 아래 반짝이는 햇살만이 가능하구나
너는 가능하다, 자유, 눈부신
ㅡ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 (2026,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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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