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임동윤
눈 내리는 분천역에 서 있다
밤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강 건너 산모퉁이를 바라보았다
눈은 내려서 길은 금세 지워졌고
그 겨울 어머니는
그 산모퉁이에서 오래 서 계셨다
집은 사십 리 먼 길인데
어머니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눈발 속에서 점점 희미해졌지만
끝내 떠나지 않았다
늦은 밤 청량리행 기차는 연착하였고
창밖은 너무 어두워서
눈발 사이로 그 모퉁이를 보려 했지만
아무 것도 볼 수 없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나는 아직 그 산모퉁이에서
한 걸음도 더 나아가지 못한다
ㅡ계간 《시와소금》 (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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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