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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기독교 민족주의와 통합주의

작성자늘 종|작성시간26.06.18|조회수2 목록 댓글 0

기독교 민족주의와 통합주의

 

우리나라의 개신교는 주로 미국에 의해서 전해졌고, 태생 상 항상 미국의 영향력 아래 놓여있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대략 십에서 이십 년 차이를 두고 한국에서도 일어났습니다. 그것은 한 마디로 같은 디엔에이를 가졌기 때문이라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래서 캐나다에서 시작된 빈야드 운동이 미국에 퍼지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서도 번졌습니다. 서울에서 먼저 시작되면 그것이 점차로 지방과 농촌으로 이어졌습니다. 미국교회들로부터 구제품을 받은 한국교회들은 그러나 구제품이 더 이상 필요 없어졌고,. 실제로 들어오지 않게 된 이후에도 여전히 미국교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답습했습니다.

 

대형교회 담임목사들을 미국 한인교회에서 목회하던 사람들을 청빙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선진 문물을 손쉽게 들여올 수 있는 대안이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지금도 어느 정도 이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그것이 아니더라도 미국에서 공부한 목사를 선호하는 것은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비극의 시작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어제도 티브이 뉴스에서 올림픽공원의 시위 현장이 방영되었는데 그곳에 참가한 사람이 들고 있는 피켓의 내용이 가관이었습니다.

 

“미국과 공조 수사! 아멘!”

 

얼마나 수치스러운 내용인지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겠지만 이것이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손현보와 같은 목사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대안학교를 세워 어려서부터 세뇌시킨 청년들의 의식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그런 프레임은 미국의 극우를 그대로 닮았습니다. 도대체 왜 우리나라의 선거 문제를 미국과 공조수사를 해야 합니까? 그런 문제를 중국이 유발했다는 사고는 또 무엇입니까? 우리나라를 김정은에게 갖다 바칠 것이라는 말을 실제로 믿는 이들의 뇌구조는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할 수 없는 사고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트럼프를 보고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은 미국을 불쌍하게 여겨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폭력을 일삼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무슨 일이든 하는 전 세계적인 만무방을 보고 실망하지도 않고, 그런 대통령을 뽑았고, 그런 대통령이 있는 미국의 국기를 흔들거나 아예 옷으로 만들어 입고 다니는 사람들의 머리는 도대체 어떤 회로를 가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사람들 가운데 신천지 청년들이나 통일교 청년들이 있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신천지나 통일교는 그런 시위에 참가하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수사를 받고 있고, 자신들에 대해 비판적인 사고를 지닌 정부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극도로 조심을 하고 있는 시기일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들은 아마도 손현보와 그를 추종하는 세력들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기독교 민족주의라고 지적하고 있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기독교 민족주의는 미국에서 백 년 동안 축적된 사고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백 년 동안 축적된 기독교 민족주의가 한국에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 내용을 보고 가톨릭 신부 한 분은 가톨릭에도 기독교 민족주의와 동일한 사고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통합주의”라는 말을 했고, 그것이 시대적 대상포진 같은 것이라는 말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기독교 민족주의는 미국의 백 년이 아니라 이미 오래 전 이스라엘에서 만연했던 사고입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선민인 이유를 망각했습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네가 내 종이 되어서, 야곱의 지파들을 일으키고 이스라엘 가운데 살아 남은 자들을 돌아오게 하는 것은, 네게 오히려 가벼운 일이다. 땅 끝까지 나의 구원이 미치게 하려고, 내가 너를 ‘뭇 민족의 빛’으로 삼았다.”(사 49:6)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당신의 백성 삼으신 것은 그들로 하여금 ‘뭇 민족의 빛’이 되게 하셔서 땅 끝까지, 다시 말해 온 세상을 구원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신약에서도 그것은 이렇게 분명하게 선포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계획은, 때가 차면,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통일시키는 것입니다.”(엡 1:10)

 

그러나 이스라엘은 선민이라는 의식에 도취되어 자신들의 사명이 ‘뭇 민족의 빛’이 되어야 함을 망각하고 오히려 이방인 뭇 민족들을 “지옥의 불쏘시게”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요나에게 니느웨로 가라는 명령을 내리셨지만 요나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다시스로 가는 배를 탔습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주일 학교부터 들어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니느웨에 회개를 선포하는 것이 싫어 요나는 니느웨 사람들이 듣지 못하도록 니느웨 성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하나님께서 전하라고 하신 말씀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니느웨 사람들이 그것을 듣고 회개하자 요나는 그것이 싫어 차라리 자신의 목숨을 거두어 달라고 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는 회개한 니느웨 사람들이 보기 싫어 성읍 밖으로 나와 머물렀고, 햇볕이 강해 박 넝쿨 밑에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 박 넝쿨을 시들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요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수고하지도 않았고, 네가 키운 것도 아니며, 그저 하룻밤 사이에 자라났다가 하룻밤 사이에 죽어 버린 이 식물을 네가 그처럼 아까워하는데, 하물며 좌우를 가릴 줄 모르는 사람들이 십이만 명도 더 되고 짐승들도 수없이 많은 이 큰 성읍 니느웨를, 어찌 내가 아끼지 않겠느냐?”(요 4:10-11)

 

하나님은 이스라엘만의 하나님이 아니라 온 세상, 뭇 민족들의 하나님이심을 이스라엘에게 가르쳐주셨습니다. 왕을 요구하고 왕을 옹립한 이스라엘이 민족주의에 빠짐으로서 하나님은 온 세상의 주님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부족신이 되었습니다.

 

똑같은 역사가 유대교에 이어 그리스도교 안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유대인들의 성전이 무너져야 했던 것처럼 오늘날 그리스도교의 교회들 역시 무너져야 합니다. 기독교 민족주의는 하나님을 부족신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상한 일은 미국에서도 그런 극우 그리스도인들과 반대의 길을 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짐 월리스, 셰인 클레어본과 같은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 운동”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미국의 하나님 나라 운동은 왜 안 따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제가 면밀히 관찰해본 결과 그들의 하나님 나라 운동은 오히려 안 하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기독교 민족주의는 이기적인 그리스도교라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는 이기적인 것은 자리할 곳이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타인만을 위해 사는 이들의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왕을 세움으로써 민족주의에 빠진 것처럼 오늘날 그리스도교 역시 국가와 혼인함으로써 민족주의라는 늪에 빠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온 세상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경륜에 참여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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