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지에타와 연결 호스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
내가 지니고 있는 취미이자 특기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컴퓨터를 조립해주고 수리해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동차를 내 능력껏 정비하는 것이다. 오늘도 직장 동료가 컴퓨터 본체를 하나 조립해 달라고 해서 용산에서 부품을 구해다가 조립을 마치고 프로그램을 다 깔았다. 내일 가져다준다고 전화를 했다.
직장 선배로부터 인수한, 내가 타고 다니는 소나타Ⅲ 승용차에 이상이 있어서 부품을 사다가 갈아 끼웠다. 히타를 틀면 달콤한 냄새가 나는 증상이 있었다. 그 냄새는 부동액 냄새였다. 어디서 부동액(냉각수 구실도 함)이 새고 있음에 틀림이 없었다.
부동액이 증발하거나 어디에서 부동액이 새서 부족해지면 나타나는 증상 중에 하나가 계기판의 온도 게이지가 평소보다 높게 올라가는 것이다. 온도 게이지가 평소보다 높게 올라가면 라지에타 속의 부동액이 부족하거나 온도를 감지하는, 라지에타에 연결되어 있는 온도센서가 고장이 났거나 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그것들을 점검해보아야 한다.
이럴 경우에 운전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라지에타의 뚜껑을 열고 부동액이 가득 차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라지에타의 뚜껑을 열고 확인할 경우에는 라지에타가 식고 난 다음에 뚜껑을 열고 살펴보아야 한다. 만일 자동차 운행 중이거나 운행이 끝난 직후에 엔진이 잔뜩 열 받아 있는 상태에서 뚜껑을 열다가는 뜨겁게 달궈진 라지에타 속의 부동액이 뿜어져 나와서 크게 화상을 입는 수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열어서는 안 된다.
자동차 정비에 대해서 잘 모를 경우에는, 자동차에 이상이 조금이라도 있다 싶으면 재빨리 카센타로 달려가는 것이 장땡이다. 그래야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마 무슨 일이 있으랴 하고 귀차니즘을 작동시킨다면 크게 낭패를 겪는 수가 있기 때문에 재빨리 서두르는 것이 상책이다.
내 차의 부동액과 관련된 부분에 이상이 있음을 알고 있었지만 크게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또 귀찮아서 그냥 대충 타고 다니면서 온도 게이지만 열심히 살펴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온도 게이지가 평소보다 조금 높게 올라가는 것이 눈에 띄어서 보닛(자동차 뚜껑)을 열고 유심히 살펴보니까 라지에타 주변에 초록색의 부동액이 샌 흔적이 있었다.
▲ 호스와 조임쇠. 조임쇠가 나사로 조이는 것이 아니라서 탄력이 약화되면 호스와 라지에타 연결 부위에서 부동액이 새는 수가 있다. 라지에타에 연결된 호스도 - 위 아래 2개가 있다. - 오래되면 열 등에 의해 딱딱해지고 탄력이 약화되어 터지는 수가 있다. 그럴 경우에는 라지에타의 부동액이 몽땅 빠져나가 소위 '오버히트'를 하게 되고 계기판의 온도 게이지가 빨간선 위로 올라가며 엔진 속에서 김이 팍팍나게 된다. 이런 지경으로 몰리면 견인차를 불러서 신속하게 카센터로 가는 수밖에 없다. ⓒ 면도날
이럴 경우에는 라지에타와 엔진에 연결되어 있는 호스부분에 이상이 있든가 아니면 라지에타가 부식이 되어 있거나 어디에 조그마한 틈새가 생겼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자세히 살펴보니까 라지에타에 연결된 호스 부위에서 부동액이 새는 것 같아서 일단 부동액을 보충해주고 호스 연결 조임쇠를 공구로 좀 더 조여주어서 물이 새지 않도록 해주고 좀 더 살펴보기로 했다.
그런데 조임쇠를 조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히타를 틀면 계속해서 부동액 냄새가 나고 있었고 또 라지에타 호스 연결 부위에서 부동액이 새는 것 같아서 호스와 연결조임쇠를 교환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카센타가 아닌 자동차 부품점으로 달려갔다. 이 정도의 정비는 내 손으로 충분히 할 수 있어서였다. 부품점 사장님에게 보닛을 열어 보인 뒤에 요 부위에서 부동액이 새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냐고 물어보니까 보스와 연결 조임쇠를 같이 교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소나타에 베르나 승용차용 호스가 연결되어 있냐고 하면서 제대로 된 부품으로 교환하지 않아서 부동액이 새는 것이라고 하였다. 아마도 카센타에서 제대로 된 부품을 사용하지 않아서 그렇게 된 것 같았다. 제대로 된 소나타용 정품 호스와 연결 조임쇠를 달라고 한 다음에 부품값이 얼마냐고 하니까 6,000원 (호스가 4,000원, 조임쇠 2개에 2,000원)이라고 해서 돈을 지불하고 부품을 사서 내손으로 그것들을 교환하였다.
▲ 라지에타와 엔진을 연결하는 호스와 조임쇠를 교환하였다. 그랬더니 호스 연결 부위에서 새는 부동액이 새지 않았다. 왼쪽에 있는 라지에타 뚜껑은 힘껏 누르면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열린다. 물론 엔진이 식었을 때 열어야 하며 부동액이 가득차 있지 않으면 부동액을 구입하여 물과 반씩 섞어서 보충하고 나머지는 트렁크에 가지고 다니면서 두고두고 사용한다. ⓒ 면도날
자동차의 호스를 교환할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부동액이 빠져나가게 되어있는데, 맨 위의 호스를 교환했기 때문에 부동액이 많이 빠져나가지 않아서 나중에 여분의 부동액을 조금만 채우면 되었다.
▲ 대형마트에서 9,800원에 구입한 부동액. 보통 물과 반반씩 섞어서 보충해준다. 라지에타 속에 있는 부동액을 전부 교환할 때는 기존의 부동액을 라지에타에서 모두 다 빼낸 다음에 부동액 원액을 다 채우고 나머지는 물로 채우면 된다. 보통 2년에 1번 정도씩 교환을 하면 되는데, 그 이상도 사용할 수 있다. ⓒ 면도날
부동액 값과 - 보충한 양만의 가격을 따질 때 - 호스와 조임쇠 부품 값을 다 합치면 대략 8,000원 정도가 들어갔다. 만일 카센터에서 이 정도를 정비한다면 부동액 값과 부품값 그리고 공임을 합해서 2~3만원 정도가 들어갔을 것이지만, 스스로 정비했기 때문에 1/2 ~1/3 정도의 가격으로 정비를 할 수 있었다.
정비를 한 다음에 히타를 틀어보니까 부동액 냄새가 거의 없어진 것 같았고 그래서 정비를 성공적으로 했다고 생각하면서 계속해서 그 부분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라지에타와 호스 주위를 물로 깨끗하게 청소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히타를 틀었을 경우에 약간 부동액 냄새가 나기에 라지에타를 유심히 살펴보니까 라지에타 윗부분 어느 곳에 충격에 의해 생긴 것 같은 아주 작은 틈이 생겨서 아주 미세하게 부동액이 샌 흔적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럴 경우에 카센타로 달려가면 보통 라지에타를 교환해야 한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에는 수리비가 10만원도 넘게 들어가기 때문에 - 라지에타 부품값, 부동액 값, 그리고 공임을 포함해서 -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다.
지금 내 차에서 생기고 있는 그 정도의 부동액 누수라면 ‘경험상’- 과거에 다른 자동차를 몰 때도 그런 증상이 있었는데 플라이어 뻰치로 아주 미세한 틈새가 있는 부분을 찾아내 눌러주니까 해결되었다. -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고 판단되어서, 계속 타다가 시간을 내서 단골 카센타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 보아야 할 것 같다.
이 때 카센타 사장님이 라지에타를 교환해야 한다고 최종 진단을 한다면 그 때는 지체 없이 교환을 할 것이다. 날뛰어봤자 아마추어에 불과한 내가 전문가의 말을 듣지 않다가는 ‘개피’보는 수가 있으니까 말이다.
이러한 자동차나 컴퓨터를 정비하고 수리하는 것은 인간을 상대로 해서 논쟁을 하거나 다투거나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내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 같다. 왜냐하면 기계는 인간에 비해 매우 ‘고지식하고 단순하지만’(?), 인간이란 존재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예측을 불허의 존재이고 또 대단히 ‘복잡다단하기’ 때문이다.
여기 미몹에서 어떤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하거나 논쟁을 할 경우에는 주관적 가치판단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는 미해결 상태로 결국 남아 있는 경우가 허다하고 그 뒤끝도 찝찝한 데 비하여, 기계에 대해 논할 경우에는 객관적 사실판단을 제대로 하면 간단하게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마음고생을 훨씬 덜하게 되고 뒤 끝도 상쾌해진다.
내가 컴퓨터 조립과 수리 및 자동차 정비를 해보니까 그야말로 내 성격에 딱 맞는 것 같다. 기계가 아닌 사람과 맞부딪치면서 직접 상대하는 것이 얼마나 고달픈 일인지를 뼈저리게 경험하면서 느꼈기 때문이다. 기계는 사람과 달리 그야말로 순수하고 거짓이 거의, 아니 전혀 없다시피 해서 내가 좋아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이런 내가 문과를 지망하지 않고 기계를 다루는 기계, 전기전자, 항공, 조선 공학과 같은 학문을 했더라도 밥은 굶지 않고 그럭저럭 살지 않았을까 하고 가끔 생각해 보기도 한다.
그래도 나는 문과 계통의 공부를 했지만 기계를 다루는 이러한 취미를 즐기거나 혹은 특기를 발휘할 수 있도록 내 스스로를 만들어간 것에 대해 마음 뿌듯하게 생각한다. 이런 나를 나 스스로라도 사랑해주어야 하겠다. 하긴 자기를 자기가 사랑하지 않는데 어떤 누가 그런 나를 사랑해줄 수 있으랴?
(덧글)
가끔씩 시간 나는 대로 내가 겪었던 자동차 정비에 관한 글을 시리즈로 연재하면서 올릴까 한다. 1편은 몰론 내 경험을 위주로 쓸 수밖에 없을 것이고, 잘 모르는 것은 내 단골 카센타 사장님에게 물어보면서 해결하여 쓸 것이다. 많은 성원이 있으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