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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구요 - 강산에

작성자노희섭 효천과 영아|작성시간26.06.07|조회수4 목록 댓글 0

피아노에 앉은

여자의 두 손에서는

끊임없이

열 마리씩

스무 마리씩

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

 

나는 바다로 가서

가장 신나게 시퍼런

파도의 칼날 하나를

집어 들었다.

              피아노 / 전봉건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 바다가 잠잠해서

             밀물 / 정끝별

 

손가락이 열 개인 것은

어머니 배 속에서 몇 달 은혜 입나 기억하려는

태아의 노력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성선설 / 함민복

 

누가 나에게 꽃이 되지 않겠느냐 묻는다면

나는 선뜻 봉숭아꽃 되겠다 말하겠다

꽃이 되려면 그러나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하겠지

꽃봉오리가 맺힐 때까지

처음에는 이파리부터 하나씩

하나씩 세상 속으로 내밀어 보는 거야

햇빛이 좋으면 햇빛을 끌어당기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흔들어보

폭풍우 몰아치는 밤도 오겠지

그 밤에는 세상하고 꼭 어깨를 걸어야 해

사랑은

가슴이 시리도록 뜨거운 것이라고

내가 나에게 자꾸 하라 해주는 거야

그 어느 아침에 누군가

, 봉숭아꽃 피었네 하고 기뻐하면

그이가 그리워하는 모든 것들의 이름을

내 몸뚱어리 짓이겨 불러줄 것이다

                꽃 / 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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