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편집증 200자 X 21매 -영구기관 공상- 천태봉 오늘도 서울의 하늘은 매연으로 희뿌옇다. 사람들은 목이 칼칼해진단다. 해마다 봄이 되면 중국의 사막에서 날라와 하늘을 뒤덮는 황사는 우리의 생활을 매우 불편하게 한다. 엊그제 방송에는 국제유가가 많이 올라서 우리 경제에 구름이 드리워진단다. 우리의 이런 불편이나 불경기쯤은 문제로 치부할 수도 없는 안타까운 사정들도 세상에는 많이 있다. 해수면의 상승으로 국토가 물에 잠겨 나라를 버리고 전 국민이 남의 나라로 이주를 한다는 남태평양의 어느 섬나라 이야기도 그 중 하나다. 앙상하게 뼈만 남아 가쁜 숨을 몰아쉬는 북한이나 아프리카 등의 기아들의 모습도 그렇다. 지구촌의 한 쪽에서는 홍수가 나서 난리고, 다른 한 쪽에는 가뭄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는 사정도 그렇다. 서로 연관이 별로 있어 보이지도 않는 이러한 여러 가지 소식들을 접할 때면 나는 내가 다루는 기관(엔진)이 다시금 생각되어지곤 한다. 기관을 운전하여 동력을 생산하는 일로 먹고사는 사람으로서 직업적 경향성일까. 엉뚱하게도 환경문제와 에너지 자원문제, 나아가서 경제문제까지도 내가 다루고 있는 동력기관과 결부하여 생각해 보게 된다. 동력기관은 현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생활의 바탕이다. 첫째는 사람을 노동에서 해방시켜주고 대신에 일을 해주는 절대적인 노동력이다. 둘째는 운송의 수단으로써 세계를 하나의 마을권으로 이어주고 있다. 다음은 그 없는 세상을 상상도 할 수 없는 전기를 일으켜서 세상에 불을 밝히고, 전자통신으로 인터넷문화의 꽃을 피우는 이름 그대로 현대문명의 원동기이다. 그런데 이 문명의 이기가 부산하는 문제들이 사뭇 심각하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화석연료기관은 사람과 같이 산소를 먹고 이산화탄소를 뱉어낸다. 세계의 수많은 발전소와 자동차 선박 등에서 내어놓는 그 이산화탄소가 그대로 대기오염과 지구 온난화로 연결되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의 열기관들은연료의 열효율이 매우 낮아서 기관에 투입되는 연료의 많은 부분의 열량이 배기가스와 기관 자신의 몸체냉각, 그리고 마찰 등으로 날아가고 조금만 남아서 유용한 동력이 된다. 그래서 작은 동력을 얻기 위해 많은 연료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남북극의 빙산이 녹아내려 바다의 수면이 상승하여 표고 낮은 도서 국가들을 위협하고,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서 엘리뇨니 라니냐니 하는 현상이 발생하여 이상기후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한다. 이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는 대기를 오염시켜 도시인들의 호흡마저 곤란하게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증가율이 세계1위라고 한다. 그래서 어떤 미래 학자는 석유문명의 종말을 예고하며, 몇 십 년 지나지 않아서 가정과 공장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한다. 그 때는 배기가스 배출량 허가쿠폰제가 실시될지 모른다고 한다. 쿠폰이 떨어지면 난방도 못하고 자동차 운행도 못하고 전기 사용도 못하는 것이다. 한 편, 이 문제의 화석연료이지만, 그 부존량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 또 다른 문제가 되어 인류의 발길을 양단에 빠뜨리고 있다. 우리는 동력이나 전기가 없는 원시시대로 되돌아갈 수는 없고, 그것을 대체할만한 에너지도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없으면 안 되는 것이 고갈돼 가고 있으니, 원유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며 이따금 수직상승을 하여 지구촌의 경제를 얼어붙게도 한다. 석유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는 그것이 조금만 올라도 몸살을 앓는다. 원자력이 이 문제들을 완화할 수 있지만, 전남 부안의 방사능폐기물처리장 문제가 보여주듯 그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핵분열에 이용되는 우라늄 또 한 양적으로 한정돼 있어 결국은 마찬가지이기도 하다. 그 다음 대안으로 수소에너지가 거론된다는데, 이는 핵융합을 통해야 가능하고 여기에는 원자폭탄이 폭발할 때와 같은 고온이 필요하다니 과연 어느 천 년에 실용이 가능할지 의문이란다. 태양열 풍력 조파력 지열 등이 국지적으로 이용되고 있지만 극히 제한된 양일 뿐, 화석에너지를 대체할 대량의 개발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오래 전에 주간지에서 보았던 어떤 기사가 떠오른다. 선진국 유학까지 갔다온 어느 물리학도가 연료 없이 돌아가는 영구운동장치를 발명하였다며 투자금을 꾀어먹고 날아버린 이야기였다. 바테리를 연결하여 기구를 돌게 하고는 바테리는 보이지 않게 숨겨 놓았다. 그리고는 외부에서 주입되는 에너지 없이 스스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속였던 것이다. 그 기사는 그 속인 사람보다 이에 속은 다른 물리학자들의 전문지식 수준을 개탄하고 있었다. 영구기관 제작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미 상식이 된 세상에서 전문학자들이 물리법칙에 어긋나는 그런 엉터리 기계에 속을 수 있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속인 사람이나 속은 사람들이 영구기관 제작불가능이라는 법칙이 엄존함에도 불구하고 영구기관에 대한 미련이나 꿈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그것은 일확천금을 꿈꾸는 허황된 청년에게도, 비싼 기름값에 살림이 휘청거리는 비산유국의 사람들에게도 너무나 갖고 싶은 보물이다. 뿐만 아니라 인류의 앞날을 걱정하는 고매한 학자에게도, 낙원의 세상을 꿈꾸는 몽상가에게도 그 비슷한 물건은 너무나 소망스럽지 않은가. 그것이라면 환경문제가 획기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 공짜로 생기는 에너지로 인해 경제문제도 크게 해결되어서 세상은 푸르고 풍요로운 낙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비약한다. 그런 것이 발명되어 대량생산이 이루어지면 우리 인류는 금덩어리 같은 에너지를 무한히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에너지가 그렇게 주어지면 움직일 수 있는 자는 누구나 제 먹을 것은 스스로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더 이상 목구멍이 포도청이 되지 않을 것이고, 부잣집 곡간의 쌀이 인간을 착취하는 무기가 되지 않을 것이다. 민생고가 항구적으로 안정됨으로써 국가간 분쟁이나 테러 등의 명분도 현저히 줄어들지 않을까. 가정과 공장에서는 폐수를 재생하여 쓰기를 반복하여 하천에는 자연수가 그대로 흘러 은어떼가 비늘을 반짝거릴 것이다. 아프리카와 중동의 사막 군데군데에서 조수기를 돌려서 물을 만들어서 뿌려준다. 한 달만 뿌리면 그 황량한 사막에도 생명의 싹이 돋을 것이고 일년을 뿌리면 푸른 초원이 되고 비옥한 농토가 될 것이다. 십년을 뿌리면 삼림이 우거져서 황사 대신에 싱그러운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심해의 저온을 이용한 발전은 에너지 값이 조금 더 오르면 실용화될 것이라고 한다. 이 심해 저온발전은 거꾸로 보면 대기의 고열을 이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지구상에 에너지의 쓰레기로 쌓이고 있는 대기의 열(엔트로피)을 동력으로 전환하는 기계를 실용화할 수는 없을까. 그렇게 해서 세계적으로 사용한다면 지구의 온난화마저 제어할 수 있는 그야말로 인류의 ‘도깨비방망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되면 세상은 어떻게 변해갈까. 사람들은 정서가 순화되고 인정과 사랑이 강물처럼 흐르고 평화로운 전원에 예술과 문화가 화원의 꽃들처럼 피어날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영구기관이 대체 어떻게 만들어 질 수 있단 말인가. 연료 없이 스스로 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계를 돌려주는 마법의 기계가 말이다. 열기관을 관장하는 학문인 열역학에서는 그 제1법칙인 에너지 보존의 법칙으로도 그것은 불가능하고 제2법칙인 에너지 흐름의 법칙으로도 불가능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학문적 입장이 정리된 명제가 있단다. “이길 수 없다, 비길 수 없다, 그러나 포기될 수 없다”는 것이란다. 에너지는 창조될 수 없고, 입력과 동일한 출력이 있을 수 없고, 엔트로피는 항상 증가되어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멈출 수 없다는 것을 그렇게 말한단다. 그래서 영구기관이란 아무 것도 없는 허공중에 소나 말이 나타나서 쟁기를 끌고 마차를 끄는 허깨비놀음이요, 물이 거꾸로 흐르고 노인이 청년으로 되돌아가는 것과 같기도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그 불가능에 도전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많이 있단다. 영구운동장치를 연구해서 특허를 신청하는 건수가 우리 나라에는 일년에 삼십여건, 선진국에서는 그 배로 출원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은 이미 학문적으로 자연법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판명되어 특허법에는 특허를 불허한다는 명문까지 있다고 한다. 그래서 특허당국의 입장에서는 발명가들의 그런 열정 혹은 집착이 여간 곤혹스럽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 연구를 만류하는 권고문까지 있다니 말이다. 그런데 나도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일까. 언젠가는 그런 종류의 물건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나도 든다. 사실 사람은 자연을 모방해서 문명의 이기로 만들어 쓴다. 자연, 특히 우주의 여러 현상들을 보면 에너지는 얼마든지 있다. 우주는 에너지 자체라 할 정도로 천체는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그 에너지에 의해서 운행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질량이 곧 에너지라고 했다. 그의 얘기를 하는 것이 주제넘지만, 나는 그 말이 모든 것은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그것들은 생각하면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탄소에너지는 어쩌면 아이들의 장난감 수준이다. 원자나 수소 에너지가 천체에너지의 흉내나 내는 정도로, 천체물리학적 에너지는 무궁무진하다. 빅뱅에서 우주의 팽창, 별의 탄생, 은하의 회전, 태양을 비롯한 별들의 열과 중력, 블랙홀, 중성자별 등의 개념만 떠올려도 우주는 온통 에너지다. 천체는 하나의 거대하고 역동적인 영구기관인 것이다. 에너지의 우주에서 에너지 걱정을 하는 것이 물속에서 목마르다고 하는 것처럼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별들은 기름 주지 않아도 비행기처럼 달리고, 달은 저 홀로 지구의 바닷물을 당겼다 밀었다를 반복한다. 지구상의 계절현상이나 물의 순환현상 등도 그렇다. 우리는 이러한 천연 영구기관들의 작동법칙이나 그 기운을 아주 조금만 가정이나 공장으로 끌어들일 수 없을까. 물리학에 천착하면 유신론자가 된다고 했던가. 자연의 현상이나 그 속에 내재된 물리학적인 법칙들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신묘해서 어떤 경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열기관 원리가 되는 열역학 법칙들도 오늘날에 와서는 상식이 되었지만 발견 당시에는 경의로운 신의 비의秘意로 여겨지지 않았을까. 그와 같이 어쩌면 우리들의 가까운 곳에 영구운동이 가능한 또 다른 물리적 이치가 있을지도 모르지 않는가. 동력은 높은 열(고열원)이 저열원으로 떨어지는 데서 발생한다. 그래서 현재의 동력기관은 ‘에너지는 낮은 데로 흐른다’는 열역학 제2법칙이 이용되는 것이다. 일차 에너지로 압력이나 온도, 위치 등을 높여서 그것이 떨어지는 성질을 이용하는 것이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바로 그 법칙에 걸려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열역학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영역이나 차원의 에너지는 정녕 없을까. 환경과 에너지, 하나의 원인으로 두 문제가 동시에 대두되고 있는 이 시대, 문을 두드리는 자에게 신은 당신의 비의를 드러내 보일런지 모른다. 뉴튼은 자신의 만유인력 같은 위대한 발견을 두고도 바닷가의 수많은 조약돌 가운데 하나를 주운 것뿐이라고 했다 한다. 하느님은 소외받는 자를 긍휼히 여기신단다. 과학기술인이 홀대받는 우리나라, 오늘도 후미진 연구실에서 밤을 지세는 한국의 어느 고독한 공학도에게 인류 역사의 방향을 전환할, 그런 조약돌을 발견하는 영광을 주실는지 모를 일이다. 2006 해양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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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병욱 작성시간 13.06.25 기관장님 오랜만에 들어와서 글을 읽습니다. 기관장님께서 2006년에 쓰신 이글의 내용은 현재 제가 공부하고자 하는 방향과 참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있는 선급을 비롯해서 조선소, 해운회사에서는 각종 에너지 저감 기술들에 대한 연구와 도입에 용왕매진입니다. 다만, 기관장님께서 언급하신 고효율기관은 경제성등의 이유로 지금 당장 선박등 산업에 적용이 어려울지 몰라도 차세대를 이끌어갈 신 기술이 될지도 모르기에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은 필연적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