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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

이상한 일기예보

작성자박종국|작성시간26.06.12|조회수24 목록 댓글 0

이상한 일기예보

 

 

  무더운 여름에 접어들면서 장마철이다. 장마라고 날마다 비가 오는 건 아니다. 올해는 건장마로 궂은날보다는 계속되는 가뭄처럼 햇볕이 쨍쨍 내리쬔다. 한시가 급하게 충분한 비가 내렸으면 한다. 몇 차례 찔끔거리더니 곧 장마가 끝나고 불볕더위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특히 노약자는 한낮에 외출을 삼가면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몇 해 전인가 장마가 오늘로 북상하면서 끝났다고 했는데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마치 어깃장이라도 놓듯이 다음 날부터 하루걸러 오히려 장마철보다 더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일부러 조롱하는 것은 아닐 터이고 그저 황당했다. 장마가 끝나면서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불볕더위라고 하더니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져 여기저기서 물난리를 겪어야만 했다. 이러니 누가 일기예보를 곧이곧대로 믿겠는가? 이해하려고 해도 변명으로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기상관측소는 정부 기관의 하나로 대기 상태를 관측하는 곳이다. 일반적인 기상 요소들을 측정하는 기기들을 사용하여 강수량, 기온, 습도, 풍향, 풍속, 일조시간, 일사량, 토양온도, 증발량 등을 측정하는 곳이다. 일기예보는 소위 학문적이고 실질적인 수치를 근거로 발표할 것이다. 그러나 직접 일기에 노출되어 고난을 겪는 서민은 상식을 넘어 원망과 불신만 팽배해진다. 이에 기상관측소는 억울하다는 눈치다. 여하튼 현실과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으니 분통 터진다. 한마디로 기상학적인 개념과 현실에서 큰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니 불끈불끈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이 세상 다 믿어도 일기예보만은 믿지 못한다고 한다. 비가 온다고 하면 안 오고 안 온다고 하면 오는 것처럼 거꾸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런데도 기상관측소의 일기예보를 듣고 믿으려니 난처하다고 할 것이다.

 

  오늘도 비가 내린다. 혹은 강한 햇볕이 내리쬔다고 한다. 방송에서는 장마철이 계속되느니 끝났느니 한다. 차라리 아무 소리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이 나을 성싶은데 나름대로 본분을 다하기 위한 안간힘이다. 그러나 단순한 서민들로서는 간격이 너무 커 이해할 수 없고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 항상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다. 그나마 일기예보 중에 그럴듯하니 가장 정확한 것이 있다. “오늘은 곳에 따라 게릴라성 소나기가 내릴 수도 있다.”라고 한다. 때로는 이보다 더 정확할 수는 없지 싶다. 비가 안 오면 여기는 안 오는 지역에 해당이 되고 비가 오면 비가 올 수도 있다고 했으니 쓴소리를 할 것이 없다. 이처럼 애매모호하여 편의대로 해석하고 받아들이면 굳이 투덜거릴 일이 없지 싶다. 참으로 신통방통한 일이다. 신뢰가 무너지면 아니 된다. 믿음에서 믿음이 싹트고 불신은 좌절뿐이다.

  한동안 믿을 수 없는 것이 기상관측소의 일기예보라고 했다. 여북하면 거꾸로 들으면 된다고 하였을까? 답답하면서 궁금한 일기예보다. 행사나 여행에서는 아무래도 절반은 날씨가 도와주어야 한다고 하였는데 알쏭달쏭하다. 믿을 수도, 불신할 수도 없으니 그냥 부딪치는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뜨듯 미적지근한 일로 발만 동동 구르면서 그저 씁쓸할 따름이었다. 아무리 현대 과학 그것도 천문의 기상학이 발달하였다 해도 수시로 변화가 심한 기류의 흐름을 짧은 시간에 콕 찍어 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한다. 한때는 장비가 구형에 낡아서 최신형으로 바꾸었지만 활용할 인재가 없어서 귀퉁이에 처박아놓는 찬밥신세가 되어버렸다. 인재가 있으면 장비가 부실하고 장비가 있으면 인재가 없어 활용할 수 없다니 누구를 탓할 것인가. 그저 하늘을 올려다보며 나름대로 눈치껏 판단할 일이었다.

 

  비가 내려도 너무 내린다고 한다. 아예 물바다를 만들 작정인가 보다고 한다. 그러나 어쩌랴. 기우제를 지내며 애를 태우던 마음은 이미 멀리 사라졌다. 현실은 오로지 하늘이나 올려다보는 것이 전부였다. 여북 답답하면 거미의 몸놀림을 눈여겨보거나 젖먹이의 입놀림 언저리를 지켜보며 할머니의 다리가 쑤시는지 신경통을 살피는 것이 낫다고 하였다. 허허, 참 기막힌 노릇이다. 이제 시간이 흘렀고 핑곗거리도 사라졌다. 끊임없이 신뢰를 쌓아야 한다. 미더운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만한 노력과 고통이 뒤따른다. 그런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오늘도 일기가 꾸물거린다. 대전 지방은 그동안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았다. 정말 이대로 장마가 끝나는 것은 아닌지 궁금증은 여전하다. 어쨌거나 너무 탓하거나 나무라지 말자. 서둘러서 되는 일이 아니고 윽박질러 되는 일도 아니다.

  자연에서 벌어지는 일로 직접 말하지 않는 한 인간으로서 미처 눈치를 채지 못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사람의 힘으로 자연의 이치를 제대로 꿰뚫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구석이 있다. 아니 그보다는 자연도 수시로 변덕을 부리듯 기류의 변화에 종잡을 수 없어서 그런 것이다. 자연이 사람의 비위를 맞추는 것도 아니고 보면 뭐 그리 허물이고 흠잡을 잘못이 아니라고 항변할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그런 일이 반복되고 잦아지면서 이해당사자는 어쩔 수 없이 신경질적이며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신뢰성을 상실한 것이다. 보다 관심을 지니고 지켜보자. 그동안 이상한 일기예보였지만 많이 발전되어 왔다. 하지만 아직도 능력에 한계가 있음을 솔직히 토로하고 받아들이며 가까운 시일에 정상화되어 일상생활에서 날씨 때문에 불편한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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