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떠오르는 연상 작용
하나의 관념이 그것과 연관된 다른 관념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심리적 작용을 연상 작용이라고 한다. 귀에 익숙한 음악을 영화나 제품을 소개하는 프로 사이에 끼워 넣으면 연상 작용을 통한 품격이나 관심도를 높이는 장점이 있어 광고효과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티브이를 시청하던 중 뜬금없이 누군가의 얼굴이 스쳐 간다. 왜 갑자기 그 사람이 떠올랐을까?
출연한 인물 중에 언뜻 그 누군가의 모습이 들어있어 그를 본 것이다. 미처 생각지 않았던 사람의 모습이나 얼굴이 스쳐 가면서 떠오른 것이다. 비록 둘이 똑같은 사람은 아니어도 어딘가는 많이 닮아 보이고 비슷한 데가 있어 무의식중에 잽싸게 연상되어 떠오른 것이다. 어울려 함께 시청하면서 누구라고 하면 글쎄 그런 것 같다고 하면서 순순히 받아들인다.
화면에 어느 지방의 풍경이 멋지게 펼쳐진다. 순간 어디서 많이 본 것도 같다. 맛깔스러운 향토 음식이 소개된다. 슬그머니 엄마의 맛난 음식이 떠올라 입맛을 다시며 엄마를 그려보기도 한다. 스스럼없이 그때로 끌어들인다. 남의 일이 아닌 나에게도 있으며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곳에만 있는 일이 아니어서 공감을 불러오고 관심이 쏠려 더 재미있어진다.
까마득히 잊혔던 것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면서 헛된 이야기가 아니므로 친밀감이 들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연상 작용이지 싶다. 사전에 약속하며 입을 맞춘 것이 아닌데도 어딘가는 연관되는 것 같다. 보는 순간 기다린 듯이 불쑥 떠오르고 생각하며 연결되는 것을 보면, 보이지 않는 인연처럼 보이지 않는 손길의 끈으로 그 맥이 이어지고 있지 싶기도 하다.
누가 좋은 일을 하였다고 보도되면 마치 내가 한 것처럼 덩달아 자랑스러워지기도 한다. 못된 짓을 하다가 덜미를 잡히면 몹시 화가 치밀고 분개하여 응징이라도 하고 싶어진다. 그만큼 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는 없어도 아직은 양심이란 것이 남아 있으며 언제든 보여줄 듯 가슴에서 꿈틀대고 있었나 보다. 길을 가다 길가 꽃이 무심코 아주 아름답게 들어온다.
그만큼 내 마음속에 아직은 아름다움을 받아들일 여백이 남아 있는 것이다. 아무리 아름다워도 내 마음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아름답게 비치지를 않는다. 우선 내 마음에 아름다움이 들어있어야 다른 아름다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받아들인다. 내 마음속의 아름다움과 은연중 줄을 잇대고 있는 것처럼 연상 작용에 의해서 하나로 이어진다.
평소에 착하게 살고 좋은 일을 많이 하라고 한다. 그래야 그런 아름다움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 못되고 악한 마음만 들어 있으면 그런 악하고 못된 일에 점점 가까이 빠져들게 되면서 아름답고 착한 모습은 건성건성 지나치며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유유상종이라고 한다. 내 모습에 어울리는 것이 스스럼없이 내게 비치며 가까이 다가오게 된다.
아무래도 나쁜 마음을 많이 품고 있으면 좋고 아름다운 모습이 점점 관심에서 벗어나면서 나쁜 일에 빠져들어도 아무렇지 않게 여겨지기 쉽다. 좋은 모습을 하고 있으면 좋은 일에 다가가려고 할 것이다. 아가씨가 얼굴만 예쁘다고 최고냐 한다. 무엇보다 마음이 고와야 고운 마음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것을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통한다.
아주 뜻밖으로 의외라는 말을 곧잘 쓰게 되는데 어딘가 잠재력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직접은 아니라도 간접이라도 엇비슷한 마음가짐이 있어, 그냥 어디선가 뚝 떨어졌거나 굴러들어온 것은 아닐 터다. 비로소 기회를 만났다. 평소에 보고 듣고 느끼고 은근히 그려보며 동경하였든지 알게 모르게 스치며 접하였는지 불확실해도 영향을 받았을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의 세계가 도막도막 끊어진 상태로 매듭지어지지는 않는다. 아무렇게나 생겨 아무렇게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줄로 이어지듯 연결되어 연상 작용을 하고 있다. 중심에 하나를 놓고 사방팔방으로 부족하면 백방으로 잇대어 연결고리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때로는 추측에 가정일 수 있고 경험에 복습하듯 되짚어보는 우연 같은 현실일 수 있다.
무심코 지켜보거나 주위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눈에 띄도록 열심히 뛰는 사람도 일이 풀리지 않고 가늠을 못 하여 답답하면 구렁텅이에 빠져들어 허우적거리게 된다. 그래도 시간이 흘러가다 보면 해결된다고 느긋한 척 한발 물러설 수 있나 보다. 즐겁고 재미나는 세상이면서 한 편으론 너무 아리송해 허탈한 세상으로 신기하면서도 보람을 느끼게 하는가 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특별난 예지력이 있다고 한다. 아는 것이 많은 것인지 입담이 좋은 것인지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 있다고 한다. 족집게처럼 잘 맞춘다고도 한다. 그렇다고 점쟁이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상식을 넘어서 추리하고 판단하는 능력에 연상 작용이 뛰어난 것이다. 아무튼 그런 모습만으로도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면서 자랑스러운 일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