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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2022.10. 권현옥 수필집<말하고 싶은 것과 말하고 싶지 않은 것>출간

작성자노정숙|작성시간22.10.30|조회수22 목록 댓글 0

 

 

 

 

 

<<말하고 싶은 것과 말하고 싶지 않은 것>>

<초록 고사리> 外 59편

도서출판 북인

 

 

 

책을 펴내며

 

 

 

산책하듯 안단테 안단테

 

 

 괴로울 때도 많았지만 버틴 걸 보면 좋아하는 일을 했나 보다.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을 팽팽히 잡고 있느라 긴장도 했다. 내 것이라고 당겨야 내 것이 되는 시간, 틈새에 끼어 맥없어 보이는 시간을 건져내기도 했다. 깊은 생각과 시원한 상상에 대한 갈증은 늘 남았고 얕고 어설픈 것들은 재바르게 뛰쳐나갔다. 그러나 '가짜'는 아니다. 내 깜냥깜냥 글을 썼다.

 

 어질머리가 났어도 마음 한번 털고 나면 흥얼거리고 있었다.

 

 수필 잡지 편집일도 20년 해왔다. 함꼐 일한 문두들은 인생의 동반자다. 니체가 말하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알게 해주었다. 사이다처럼 가까운 맛에서 먼 맛 데킬라까지 다양한 자극을 주고받은 친구다. 호흡이 서로에게 스며든 사이다. 참 고맙다.

 

 내 스스로 찍은 발자국도, 뭔가에 떠밀리듯 찍힌 발자국도 내 삶이다. '스스로'와 '떠밀린 것'과의 경계는 노와 물살의 관계였다. 떠밀리듯 한 일이라면 대부분 원고 마감에 맞추어 쓴 글과 책임감으로 한 잡지사 일이다. 그 덕에 예상치 않은 발자국도 뗄 수 있었고 나 이상의 나를 발견하며 나를 읽어내기 좋은 시간이 되기도 했다.

 

 비교나 값으로 따지기 모호하여 다행인 글쓰기, 그러나 제주올레길에서 만난 파란 화살표가 매번 반가웠던 것처럼 이 길도 그랬다. 맞구나 이 길이...

 

 글을 쓰고 나면 회복기 환자처럼 식욕도 돋았다. 어느 곳에서나 불쑥불쑥 쫓아다니던 허무감이나 가볍기 짝이 없는 행복감도 차분해졌다.

 

 삶은 한 매듭마다 몸을 오므리게 했지만 수필 쓰기는 산책하는 발걸음에 안단테 안단테를 불러주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다.

 

 4번째 수필집을 낸다. 책, 글, 사물,  사람, 일상에 대한 생각을 썼다. '진지하거나 소심하거나' '낯설거나 새롭거나' '짧거나 충분하거나' '익숙하거나 여전하거나' '시원하거나 쓸쓸하거나'의 엇나간 감정으로 나누어보았다. 내 스스로의 재미를 위해.

 글을 쓸 수 있게 해준 모든 여건에 더없이 고맙게 생각하며...

 

                                                                                                           2022년 초가을

                                                                                                                     권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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