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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 나, 쓰러질지도 몰라! 옵아트 현기증

작성자조정은|작성시간08.11.11|조회수1,572 목록 댓글 3

옵아트(Op Art)는 영어로 ‘눈의, 빛의, 광학의’라는 optical과 art의 합성이다.
바사레이의 옵아트 작품‘옵아트’는 단명했다. 3년 남짓 지속된 데에 불과하다. 느닷없이 줄무늬 옷의 모드로 차용되는 바람에, 오늘날에는 패션쇼와 관련하여 그 이름이 가끔 신문에 오르내릴 뿐이다. 전성기에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데에는 실패했고, 지금은 미술사 책 속에서 다분히 주변적인 현상으로 다루어진다.

최근의 철학적 분위기와 컴퓨터가 주도하는 최근의 미디어 환경을 고려할 때, 옵아트라는 현상을 최소한 지금보다는 더 진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팝아트와 더불어 실재적인 것이 귀환하던 시절 1960년대 중반 옵아트는 그 요란함에 맞서 홀로 비재현적 추상미술의 전통을 이어갔다. 간섭효과, 잔상효과, 요철의 전도. 1964년 ‘타임매거진’은 이런 기법을 사용하는 예술에 “옵티컬 아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옵아트’라는 약칭은 여기서 유래한 것이다.




옵아트 하면 떠오른 이름 중의 하나가 브리짓 라일리(Bridget Riley)다. “내게 자연은 풍경이 아니라 시각적 힘들의 역동성이다.

그녀의 작품 <물결>(1964)을 생각해 보자. 위에서 아래로 그려진 수많은 곡선들이 화면에 크고 작은 물결을 일으켜, 바라보는 이의 눈을 어지럽게 만든다.
분명히 정지된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관찰자의 눈은 그 안에서 수많은 운동을 보고, 그 속도감에 아찔한 현기증까지 느끼게 된다.




옵아트를 대표하는 또 다른 이는 헝가리 출신의 화가 빅토르 바자레이(Victor Vasarely)이다. 라일리의 옵아트가 추상표현주의를 잇고 있다면, 바사레이의 옵아트는 팝아트와 닿아 있다. “예술의 생산물이 감식안을 가진 엘리트들의 테두리에서 튀어나오지 못한다면, 예술은 질식사할 운명에 처할 것이다.” 여기서 그는 ‘작품’이라는 표현 대신에 ‘생산물’이라는 낱말을 쓰고 있다.

바사레이에 따르면 작품이란 모름지기 언제든지 반복가능하고, 얼마든지 증식 가능해야 하며, 어떻게든 변경 가능해야 한다. 이 시대의 예술은 글자 그대로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기본 모티브를 반복하여 사방으로 증식시켜 나가는 가운데 조금씩 뉘앙스를 변화시키는 계열적 작업방식을 사용했다. 그렇게 만든 작품은 요즘 물리학에서 말하는 프랙털 구조, 혹은 그 옛날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 브루스터 경(卿)아 만든 만화경을 연상케 한다.



니체적인 측면이 있다고 해야 할까? 옵아트 앞에서 인간은 모든 것을 잊고 놀이를 하는 천진난만한 아이가 된다. 놀이에 몰두한 아이에게 시간은 정지된다. 아니, 그는 다른 종류의 시간대에 살게 된다.

옵아트의 체험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물리적 움직임은 없는데도, 요란한 심리적 움직임이 있다. 여기서 운동은 통시성이 아니라 공시성의 축을 따른다. 시간은 멈추었는데, 사건은 무한히 반복하여 일어난다. 아무 시간도 아닌 것이 모든 시간을 포함한다. 정중동(靜中動), 혹시 이게 니체가 말한 영겁회귀의 놀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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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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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조정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11.11 이 작은 차이의 반복이 시간이라니, 아무 시간도 아닌 것이 모든 시간을 포함한다니. 그냥 그건 착시야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일이잖아. 괜히 어찔거리기만 하지 그건 아무 의미없는 일이야. 늘 그렇게 외면해 온 것은 아닐까?
  • 작성자최태준 | 작성시간 08.11.11 옵아트 - 새로운 표현양식의 미술을 봤습니다. 빛의 굴절과 반사가 생동하는 무늬를 통해 입체적 질감으로 다가오는군요. 우선 이런 그림을 어떻게 그릴까 궁금해집니다. 아무래도 기계에 의존한 그래픽이겠지요. 어쨋거나 화폭이 시각적인 반응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감상자들의 다양한 취향에 맡길 일이며 다양성이란 만인의 감상자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어떤 장르에서도 권장해야 할 미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것 알고 갑니다.
  • 작성자돈오(이재선) | 작성시간 08.11.12 어려워 헷갈려 머리 아파. 옵아-오바-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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