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0.1초.
정말 단 0.1초만 늦었어도 저것이 내 모습이었을 것이다.
전쟁도 아니었다.
전투도 아니었다.
그저 폭탄 밑에서 낮잠을 자다가 죽을 뻔했다. 참말로 국방일보 1면에 실릴 만한 이야기였다.
현충일이 되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나라를 지키다 장렬히 전사한 영웅들은 많은 사람들이 기억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한 군인들도 있었다.
총탄에 쓰러진 것도 아니고,
적과 싸우다 산화한 것도 아니다.
훈련 중에,
근무 중에,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의 사고 속에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젊은이들.
신문 한 귀퉁이에 짧게 실리고,
부대 기록철 한 장에 이름만 남긴 채 세월 속으로 사라져 간 병사들.
어쩌면 그들 가운데는 그날의 나처럼 단 0.1초가 부족했던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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