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에 담긴 대동화쟁 사상에 대하여-
수필가/관세사 정임표
진지 잡수셨나요? 아침 자시셨어요? 필자가 어릴 때는 인사말이 전부 밥 먹었는지를 묻는 것이었다. 첫돌을 맞이하는 아이들 선물도 밥그릇과 숱가락이 중요한 선물이었다. 배가 고프던 시절인 탓이기도 했겠지만 먹는 것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하기 때문인 탓도 있었을 것이다. 그 배고픔이 해결된 오늘은 식당마다 음식 쓰레기 때문에 골치다. 저절로 이렇게 잘먹고 잘살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아무리 "소비가 미덕"이라고 선전 선동하더라도 아끼고 절약해야한다. 작가는 보편성이 있는 글을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더 많은 독자들로 부터 공감 받는 일이 보편성이다. 오늘은 직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잠시 하겠다. 무역거래 관계에서 관세법이 가장 깊숙하게 들여다 보는 것이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다. 물론 공정거래법도 내국세법도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를 깊이 들여다 본다. 불공정 거래의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필도 문학으로 인정 되려면 특수관계자 간의 상황을 보편적 상황으로 형상화 시켜 나갈 줄 알아야 한다. 사랑도 보편적 사랑을 해야 작가라 할만 하다. 예수께서 남기신 복음 말씀에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쉽다. 그러나 원수까지 사랑해야 진짜 사랑이다고 했다.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랑은 기브엔 테이크가 아니고 그렇다고 일방적인 기브도 아니다. 모든 존재하는 것들을 존재케 하는 속 깊은 배려라고 생각한다. 애정 결핖의 환경에서 청소년 성장기를 보내면 늙어서 죽을 때까지 주변 사람들이 자기만을 사랑해 주기를 바란다. 나 아닌 이웃을 깊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글을 써야 한다. <왕과 사는 남자> 시나리오를 쓴 작가님도 아마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공동체에서 권력을 사유화하고 특수관계자들끼리 나눠 가지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 오는지 그리고 대동화쟁의 정신이 왜 중요한지를 전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이 장면마다 깊숙이 복선으로 깔려 있다. 그런 깊은 마음을 쓰는 작가들이 우리 수필가협회에서도 많이 나오길 바란다.
나는 그런 분들과 내가 농사 지어서 얻은 매화차 한잔이라도 나누고 싶다. (2026.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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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내가 본 영화 세 편(<광해 왕이 된 남자>, <변호인>,그리고 <왕과 사는 남자>)
영화 "변호인"을 보고 나서
사람이 진실하면 누구에게나 깊은 신뢰를 받게 됩니다. 이때 신뢰란 누가 믿어주고 아니 믿어주고의 문제가 아니라 진실의 문제이고 깨우침의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자기가 정직한 것만 강조하고 자기가 착한 것만 이야기 합니다. 착한 사람, 선한 사람이라고 인정받고 싶어서지요. 착한 사람, 선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아서 어디 써 먹을 데도 없으면서 그렇게 평가를 받고 싶어 합니다. 천하에 없는 나쁜 사람도 너 참 착한 사람이 다고 하면 무척 좋아 합니다. 그 평가 뒤로 자신의 거짓된 모습을 숨길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실은 자신의 참 모습을 어디다 숨긴다는 게 불가능함에도 숨겨졌다고 믿는 것이지요.)
서울 출장 가서 요즘 최고 인기 영화 "변호인"을 관람 했습니다. 관람 후 딸아이가 소감을 묻더군요. 아이의 식견을 보려고 네 소감은 무엇인가? 하고 물었습니다. 딸아이는 공권력의 횡포를 그린 영화라고 답했습니다. 아직 어리니까 영화가 주는 깊은 속뜻을 다 헤아리지 못한 것입니다. 나는 "진실을 향한 타는 목마름"이라고 답했습니다. 감춰진 진실이 드러날 때의 그 아름다움이 우리 모두를 감동시키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을 해 줬습니다. 딸아이는 지난 번 서울 출장 왔을 때도 영화구경을 시켜 주었는데 그때 본 영화는 "광해, 왕이 된 남자" 였습니다. 진짜 왕은 참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는데 가짜 왕이 진실을 말합니다. 진짜 왕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하는 호위대장은 결국 진실을 말하는 가짜 왕을 위해서 목숨을 버립니다. 왕비도 진실을 말하는 가짜 왕에게 진정한 고마움을 표합니다. 그게 감동을 줍니다.
우리 인간은 틀에 갇히면 진짜를 말하고 싶어도 여러 가지 제약들 때문에 늘 자기 마음을 속이는 거짓말을 하며 살게 됩니다. 내 삶의 현실이 그러하니 춘향전이나 홍길동전 같은 소설에 감동하고, 이런 영화에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는 것입니다. 영화 변호인은 어떤 전직 대통령을 찬양하는 영화가 아니라 진실을 향한 우리의 믿음과 진실을 향한 우리의 타는 목마름을 감동 깊게 그려낸 영화 입니다. "당신은 자기 양심이 일깨우는 진실을 위하여, 변호인처럼, 가짜 광해처럼 단 한번이라도 그렇게 외쳐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단 한번이라도 진실의 위대한 힘을 믿고 진실을 향하여 온 몸을 던져보신 적이 있으십니까?"하고 영화가 나에게 묻고 있는 듯 하였습니다. 나이 들수록, 사회적 신분이 올라 갈수록 양심의 소리에 귀가 먹어버리고 권위라는 타락된 자존심을 지키려고 거짓과 타협해 가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나를 칭찬하면 어리석다고 놀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씁쓸해 집니다. 그래서 칭찬의 소리를 듣고 내가 웃는 모습은 늘,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이상한 웃음을 웃는 것입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칭찬 받을 만한 일이라면 칭찬하지 말고 함께 동참을 하는 게 마땅합니다. 자기는 입으로 칭찬만 하고 힘든 일은 몽땅 내게만 시키는 거짓된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깨어서 참을 보는 눈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사람과 친구하여 그가 본 세상과 내가 본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때는 아마 내가 웃는 웃음도 환해 질 것입니다.(2014.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