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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흠순 장군과 부인, 2부 / 김성문

작성자김성문|작성시간26.04.06|조회수97 목록 댓글 0
                       김흠순 장군과 부인, 2부 / 김성문


김흠순은 나이 63(660)에 김유신과 함께 나당연합군의 일원으로 백제 정벌에 나섰다황산벌에서 백제의 명장 계백과 5천 결사대를 마주한 신라군은 연이어 네 번이나 패했다이때 김흠순은 화랑인 아들 반굴을 불러 적진으로 홀로 들어가 싸우도록 명했다그 순간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러나 끝내 아들의 눈을 바라보며 나라를 택한 한 아버지의 결단을 내렸다반굴은 명을 받고 홀로 적진에 뛰어들어 장렬히 전사했다그 희생은 병사들의 심장을 일깨워신라는 마침내 황산벌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그 전투는 백제 멸망의 결정적인 분기점이 되었다.

백제가 멸망한 후에도 남은 잔당들이 부흥 운동을 벌이자김흠순은 그들을 토벌하며 65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전장을 누볐다그리고 71(668), 고구려를 정벌할 때 각간의 관등으로 출정했다김유신은 본국에 남았고김흠순은 김인문과 함께 대당총관으로 군을 이끌었다.

그 후 신라가 백제의 옛 땅과 백성들을 차지하자당나라와의 갈등이 깊어졌다문무왕은 김흠순과 파진찬(4관등양도良圖를 사신으로 당나라에 보냈으나두 사람은 감옥에 갇히는 수모를 겪었다다음 해에 김흠순만 귀국했으나 양도는 끝내 옥사했다그 사건은 나당전쟁의 불씨가 되었다신라는 670년 당나라 오골성을 선제공격했고, 7년간의 치열한 전쟁 끝에 마침내 승리를 거두었다.

김흠순은 젊은 시절 술을 좋아했다보단은 남편을 위해 손수 술을 빚어 다락에 저장해 두었다어느 날 술을 찾던 김흠순이 기다려도 보단이 내려오지 않자다락에 올라가 보니 큰 뱀이 술독에 빠져 있고놀란 보단이 쓰러져 있었다그는 아내를 업고 조심스럽게 내려왔다그날 후 그는 술을 끊었다.

이 일화를 들은 보리 풍월주는 그토록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딸을 더 주어도 되겠다.”며 보단의 동생 이단까지 시집보냈다자매는 투기 없이 화목하게 지냈다이단은 2남 3녀를 낳았다.

가세가 넉넉하지 않을 때면 김흠순은 17대 염장 풍월주에게 도움을 청했다염장은 그의 인품에 감복하여 딸들을 반굴 외에 다른 아들에게 시집보냈다보단은 염장이 여색과 재물을 즐겨 가풍이 걱정된다고 했지만김흠순은 웃으며 말했다.

남자가 여색을 좋아하는 것은 본능일지도 모르오나 또한 보단이 아니었다면 염장처럼 되었을 것이오.”

김흠순의 아들들 가운데 원수원선원훈은 모두 중시에 올라 오늘날의 국무총리에 해당하는 자리에 이르렀다.

김흠순은 수많은 전장을 지나오지만한 번도 패하지 않는다그는 군사를 자식처럼 돌보고가정을 나라처럼 지킨다전쟁이 끝난 자리에서도 그의 삶은 흐트러지지 않는다보단과 함께 살아온 시간은 그에게 또 하나의 전장이고또 하나의 승리다.

그는 마침내 보단과 나란히 생을 마친다검으로 싸운 장수이자마음으로 버틴 가장의 삶이 여기서 마침내 완결된다. 83세에 이르는 시간 동안 자손은 백여 명으로 퍼지고조문객은 만 명을 넘는다.

그래서 오늘우리는 그 이름을 다시 부른다전장에서 검을 들고집 안에서는 사랑을 지킨 사람역사는 늘 찬란한 이름을 앞세우지만한 시대를 떠받친 힘은 그렇게 조용한 삶에서 나온다김흠순과 보단의 삶이 지금 우리에게도 은은하지만 오래 남는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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